“한국, 주한미군 분담금 더 내야”… 공화당 당선자, 미군 예산삭감 주장

입력 2010-11-09 18:21

미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함으로써 목소리가 커진 공화당 내부에서 주한미군 예산 삭감 주장이 나왔다. 공화당 압승에 기여한 보수주의 유권자 단체 티파티(Tea Party)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상원의원 당선자 랜드 폴(켄터키)이 주장해 향후 구체적 삭감 계획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폴은 7일(현지시간) ABC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 예산 삭감 문제를 거론하면서 “(미군이 주둔 중인) 일본과 한국은 자국 방위에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아니면 주둔한 군대를 고국으로 불러들여 (국방비를) 절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럽 주둔 미군에 대해서도 같은 내용을 주문했다. 티파티의 대표주자로 평가받는 그는 내년 회기에 상원 예산위원회에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은 선거 과정에서 연방정부 예산 중 1000억 달러 삭감 공약을 내세웠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이나 기지 이전 문제 등에서 한국 측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방비 삭감 문제는 미 의회에서 이미 공론화돼 있다. 민주·공화당의 상·하원 의원 57명은 ‘재정 책임과 개혁위원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지난달 14일 아시아와 유럽 주둔 미군에 대한 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공식 요청했다. 이들은 재정적자 감축의 현실적인 방안은 7120억 달러에 이르는 국방비를 삭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회는 올해 초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로 구성된 초당적 기구로 오는 12월 1일까지 연방 재정적자 축소 방안을 마련해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또 지난 8월 의회 요청으로 국방·군축 전문가들이 작성해 제출한 한 보고서는 예산 삭감을 위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둔 미군 1만7000명을 감축할 것을 제안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