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伊 ‘문화유산’… ‘검투사의 집’ 무너져 피렌체 대성당 돔 등도 붕괴 우려

입력 2010-11-09 18:03

이탈리아가 유적지 관리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탈리아의 대표적 유적지 상당수가 허술한 관리로 붕괴 위험에 처한 상황이다.



피렌체 대성당의 돔, 로마에 있는 네로 황제의 황금궁전, 토스카나주 루카에 있는 고대벽화, 볼로냐의 쌍둥이탑 등이 심각한 훼손에 내몰리고 있다고 비영리 조직 ‘아워이탈리아’가 밝혔다고 8일 CNN방송이 보도했다.

네로 황제의 황금궁전은 10년 전에 이어 지난 3월에도 천장 일부가 붕괴된 적이 있다. 쌍둥이탑은 많은 차량이 지나다니는 교차로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훼손 상태가 심각하다. 폼페이의 ‘검투사의 집’은 1950년대 이뤄진 복원공사가 부실했던 데다 최근 폭우가 겹치면서 지난 6일 무너졌다.

그럼에도 이탈리아 정부는 앞으로 3년간 2억8000만 유로(4320억원) 규모의 문화 예산을 삭감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아워이탈리아’ 책임자 알레산드라 모톨라 몰피노는 “보수공사와 유적지 관리를 위한 자금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아 이탈리아 유적지 전체가 붕괴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또 “이탈리아 정부가 유적지 보수작업을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고용하지 않았고, 도시계획이 유적지에 미칠 영향을 간과했다”며 정부의 무능을 비판했다.

이탈리아 국립고고학협회(ANA)의 책임자 차오 세볼리도 “관리 당국의 태만과 매우 기초적인 보수공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유적지가 엄청나게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