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의 힘… KT, 3분기 매출 5조 돌파

입력 2010-11-09 22:01


KT가 올해 3분기 무선데이터 수익에 힘입어 분기 매출 5조원 시대를 열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43.9% 증가한 5945억원을 기록해 3분기 연속 SK텔레콤을 앞질렀다.

KT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8.6% 증가한 5조2334억원으로 지난해 6월 KTF와의 합병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이다.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곳은 이동통신 3사 중 KT가 유일하다. SK텔레콤은 16.1% 감소한 5193억원, LG유플러스는 86.8% 떨어진 238억원을 기록했다.

KT의 매출 성장을 이끈 건 무선데이터였다. 무선 부문의 수익은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9%, 전 분기 대비 9.9% 증가한 2조9256억원을 기록했다.

10월 말 기준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 가입자의 3분기 평균 매출(ARPU)은 4만5000원으로 일반 휴대전화 사용자보다 44%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이폰 가입자의 평균 매출은 5만1000원으로 더 높다. KT는 내년 말까지 스마트폰 가입자 비중이 전체 가입자의 30%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유선전화 수익은 1조87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1.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매출 성장과 더불어 지난해 연말 시행한 명예퇴직에 따른 인건비 등 각종 비용 감소로 증가했다.

KT는 2004년 2분기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을 추월한 적이 있지만 이후 계속 뒤처졌다. KT의 강점인 집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유선사업 규모가 계속 줄어드는 반면 무선사업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무선 시장에선 다양한 단말기 라인업과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SK텔레콤이 단연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아이폰 출시로 경쟁의 중심이 스마트폰으로 옮겨지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KT는 올 1분기 55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SK텔레콤(4805억원)을 앞지르기 시작해 3분기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분기 594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KT(6014억원)를 바짝 뒤쫓았지만 3분기 마케팅 비용과 네트워크 투자비용의 증가로 다시 격차가 벌어졌다.

김연학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KT는 풍부한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를 바탕으로 무선데이터 시장 발전을 선도해 왔다”며 “향후 태블릿PC와 사물통신(M2M)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시장 리더십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8시 예정이었던 아이패드 사전예약은 환율문제로 국내 가격이 결정되지 않아 연기됐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