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누가 큰 자인가

입력 2010-11-09 17:54


마태복음 18장 1절

예수께서 가버나움에 계실 때 제자들이 “천국에서는 누가 크니이까?”(마 18:1)라고 물었습니다. 과연 참으로 큰 자는 누구이겠습니까?

저는 키가 작습니다. 그래서 늘 키에 관심이 많습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새로 구두를 사면 뒷굽부터 먼저 높였고, 사람들 틈에 서면 은근히 발뒤꿈치를 들고 어깨에 힘을 주곤 했습니다. 사실 세상 사람들은 속보다 겉을 보고 사람을 평가하려 합니다. 특히 여자들이 남자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큰 것 같습니다. 남자들은 여지없이 키를 기준으로 네 가지 등급으로 구분된다고 합니다. 즉 ‘키만 크다’ ‘키도 크다’ ‘키만 작다’ ‘키도 작다’는 네 가지 중 어느 한 부류에 속하게 되는 것이죠. 저는 늘 그 가운데 키만 작은 남자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격려하며 삽니다.

언젠가 ‘부시맨’이라는 영화에서 보았던 부시족 어린이와 뒤따르던 하이에나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하이에나라는 짐승은 자기보다 키가 작은 짐승에게는 쉽게 덤비지만 자기보다 키가 큰 상대에게는 겁을 내어 쉽게 덤비지 못합니다. 부시족 어린 아이가 한참을 도망치다가 큰 몽둥이를 주워 머리 위에 세웠습니다. 그러자 하이에나는 갑자기 커진 아이를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볼 뿐 더 이상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오늘날 인간 사회에서도 하이에나처럼 겉모습을 보고 사람을 평가하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키 크고 실속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거인 골리앗은 소년 다윗의 물맷돌에 맞아 죽었고, 키 큰 사울왕은 블레셋과 싸우다 길보아산 전투에서 패하고 두 아들과 함께 자결하고 말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키 작고 야무진 사람도 여럿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키가 작았지만 이방의 전도자로서 위대한 선교사역을 감당했고 신약성경의 절반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뽕나무에 올라가 예수님을 보고자 했던 단신 삭개오는 예수님을 자기 집에 모시는 영광과 함께 구원을 받았습니다.

사마리아 성의 마술사 시므온같이 ‘자칭 큰 자’와 아람 나라의 국방장관 나아만 같이 ‘사람이 세운 큰 자’와 기드온 같이 ‘하나님이 세워주신 큰 자’가 있습니다. 마술사 시므온은 결국 하나님의 표적을 행하는 빌립 집사 앞에 무릎을 꿇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문둥병에 걸린 나아만 장군은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를 찾아가 시키는 대로 요단강 물에 일곱 번 몸을 담근 연후에 고침을 받았습니다.

참으로 큰 자는 키가 큰 자도 아니요, 잘 생긴 자도 아니요, 돈이 많거나 지위가 높은 자도 아닌 것입니다. 하나님이 세워주신 큰 자가 참으로 큰 자입니다. “천국에서는 누가 크니이까”라는 제자들의 질문을 받고 주님은 답하셨습니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어린 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


김정덕 목사 (평택 영신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