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 둥지 튼 ‘황새 감독’ 훨훨 날까… 황선홍, 포항과 3년 계약
입력 2010-11-10 00:54
‘황새’ 황선홍이 부산을 떠나 선수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친정팀 포항의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포항 스틸러스는 9일 “황선홍 감독을 제 9대 감독으로 선임했다”며 “계약 기간은 3년이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1993년 포항을 통해 프로에 데뷔한 후 1998년까지 활약하며 포항의 전성기를 이끈 ‘레전드’로 손꼽힌다. 1998년 이후에는 J리그와 수원 삼성, 전남 드래곤즈에서 활약했으나 선수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곳은 포항이다. 포항 구단으로서도 이회택, 박성화, 최순호에 이어 네 번째로 포항 출신 감독을 맞이하게 됐다.
황 감독이 포항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감독으로서도 선수생활에 걸맞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앞서 친정으로 복귀한 신태용 감독과 윤성효 감독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감독 교체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92년 입단 후 2004년까지 성남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한 신 감독은 지난 시즌 감독 부임 첫해에 K리그 준우승, FA컵 준우승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포함해 정규리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으며 2년차 징크스를 털어버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감독의 성적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1996년 수원의 창단 멤버로 들어가 2000년까지 수비수로 활약했던 윤 감독은 올해 6월 수원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팀을 맡은 후 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전반기 꼴찌로 추락한 수원을 7위까지 끌어올렸다. 비록 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선두권에 가깝다.
하지만 친정으로 복귀한 감독들의 성적이 반드시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최순호 강원 FC 감독의 경우 포항 감독으로 부임한 첫해인 2001년 5위, 2002년 6위, 2003년 7위를 기록하며 서포터들로부터 퇴진 운동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2004년 전반기에 우승하며 어느 정도 명예를 회복했지만 그해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한편 황 감독 후임에 안익수(45) FC 서울 코치가 선임됐다. 안 코치는 넬로 빙가다 감독을 보좌해 팀을 올 시즌 정규리그 1위로 올려놓으며 능력을 인정 받았다. 부산 아이파크 안병모 단장은 9일 "어제 구단주와 최종 면담이 이뤄졌고 구두 상으로 4년간 계약에 합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