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실수 없게…” 회의 참가 국내 CEO들 밤을 잊었다

입력 2010-11-08 21:29


G20 비즈니스 서밋 개막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서밋에 참석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시간을 쪼개가며 막판 준비 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철저하고 꼼꼼한 막판 준비=서울 서린동 SK사옥 34층 회장 집무실은 요즘 늦은 밤에도 불이 거의 꺼지지 않는다. 한국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소그룹 의장(컨비너)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막바지 준비 작업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 녹색성장 분과 ‘신재생에너지’ 소그룹을 이끄는 최 회장은 매일 관련 CEO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최종 조율을 계속하고 있다. 그룹 싱크탱크 관계자, 비서실 등이 참여한 실무준비팀 관계자들과의 회의도 수시로 열린다. SK그룹 관계자는 “회장 집무실 책상에는 비즈니스 서밋 CEO들의 프로필과 진행 시나리오, 발표문 초안 등 각종 자료가 산처럼 쌓여있다”고 전했다.

‘인프라·자원개발’ 소주제에 참석하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같은 분과 CEO들과 사안별로 의견을 나누는 등 사전 협의에 적극적이다. 그는 또 대한항공의 CEO로서 G20 참석자들의 원활한 공항수속을 위해 국가별 전담반을 편성하는 등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작업에도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에너지효율’ 소주제에 이름을 올린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화학공학 박사학위 소지자답게 대기업의 에너지 효율화 등에 대한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같은 그룹인 정준양 포스코 회장 역시 포스코의 에너지효율 향상과 전기·가스 재사용 등의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육성’ 토론에 참여하는 구본무 LG회장은 중소기업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 개선을 강조할 계획이며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청년실업’ 토론에 참여해 롯데그룹이 강점을 둔 유통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청년고용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언급할 방침이다. ‘혁신과 생산성’ 주제 토론에 참여하는 이석채 KT회장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워킹, 스마트 캠퍼스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막바지 점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관련 출장 때문에 개막총회에만 참석하고 바로 출국하는 탓에 분과활동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줄 잇는 재능기부=서밋 개막이 다가오면서 각 분야 젊은 인재들의 재능기부도 계속되고 있다. 재능기부는 물질이 아닌 자신만의 특별한 능력을 기부하는 것으로 기부문화의 새로운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네덜란드 출신 미디어아트 작가 엘코 블랑은 비즈니스 서밋 환영만찬에 선보일 미디어아트 ‘새로운 날’을 헌정했다. 세계 경제 흐름을 뒤바꿀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차분하게 명상할 수 있도록 내용을 꾸몄다.

요리사 서승호씨는 공식 오찬, 만찬 메뉴에 조언을 하고 있다. 특히 그는 여러 유대인 CEO들에게 격식에 맞는 요리가 제공될 수 있도록 이스라엘 랍비를 찾아 재료선택과 서빙할 때 주의할 점 등을 일일이 조사했다.

대규모 국제행사답게 외국어 능력을 가진 청년들의 봉사도 많았다. 조직위원회 측은 “옥스퍼드대학 출신으로 입대를 앞둔 청년, 웨슬리대학 출신 전문통역가 등이 전 세계 CEO들에게 직접 연락하는 등 행사준비에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의 르완다는 G20에 속하지 못했지만 비즈니스 서밋 성공을 기원하며 행사기간 중 사용될 커피 전량을 기부하기도 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