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퍼주기”-與 “지켜보자”… 외통위서 ‘한·미FTA 추가 협상’ 싸고 공방
입력 2010-11-08 18:14
국회에서 8일 열린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을 두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미국이 (추가 협상에서) 요구하는 사안은 자동차와 쇠고기 분야”라면서 “우리 정부는 쇠고기는 한·미 FTA와 관련이 없어 (미국에)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 발언에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가 자동차를 이미 양보하기로 마음먹고 한·미 통상장관회의에서 ‘퍼주기 협상’을 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김동철 의원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FTA를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전에 마무리짓겠다고 한 것은 결국 미국에 양보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미국이 정한 일방적 시간표에 따라 퍼주기 협상을 하고 있다”고 따졌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익이 달려 있는 문제인 만큼 협상 과정을 지켜보자는 신중론으로 맞섰다.
김충환 의원은 “이번 논의는 FTA 협상의 마무리 문제이기 때문에 너무 여기에 집착해 소탐대실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부가 한·미 FTA 협상 내용을 국회에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는 데는 여야 의원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자유무역협정 체결 절차에 대한 대통령 훈령’ 중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상의 중요 사항을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정부가 어기고 있다며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했다. 박주선 의원은 “국무총리는 재협상이 없다고 하고, 대통령은 G20 전까지 마무리돼야 한다고 하고, 통상교섭본부장은 협상 중이라고 말한다”며 “국회에 자세한 협상 내용이 보고되기 전까지 상임위를 운영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일부 여당 의원들이 동조하자 외통위는 이날 오후 4시 비공개 회의를 열어 김 장관으로부터 한·미 FTA 추가 협상 상황을 들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