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교회는 무엇인가
입력 2010-11-08 17:48
(18)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원형
마르틴 루터는 종교개혁을 일으킨 독일 사람이다. 그에게서 개신교회의 원형이 처음 제시되었다. 그는 두 가지를 강조했다.
하나는 성서의 강조이다. 종교개혁의 성공은 그 개혁운동 직전에 널리 쓰이기 시작한 인쇄술의 도움을 결정적으로 받았다. 그 이전까지는 아무리 좋은 사상이나 문명이라 할지라도 몇 사람밖에는 그것이 전달되거나 읽힐 수 없었다. 더구나 중세에서는 성서가 신학자나 성직자 혹은 수도사 외에는 읽어서는 안 되는 금서목록 가운데 하나였다. 성서 내용이 어려워 어떤 성서 구절을 문자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비유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혹은 신비적으로 읽어야 하는지, 훈련받지 않은 사람은 분간할 수 없다는 그런 근거에서 그렇게 한 것이었다.
따라서 중세 교회에서는 교인들은 예배 전체 진행 과정에서 구경꾼일 뿐이었다. 라틴말로 하니 알아들을 수 없고, 성서는 읽을 수 없으니 기독교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세 교회에서는 교인들이 예배에서 제외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성서나 성서에 관계된 책들이 수없이 계속 찍혀 나오고 또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되어 나와 루터의 사상이 온 유럽에 삽시간에 퍼져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바로 그것이 성서를 모두가 읽어 이해할 수 있다는, 그런 개혁사상을 성립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되었던 것이다.
종교개혁이 한 일은 사실 매우 간단한 것이다. 우선 교인들이 예배를 이제 진심으로 느끼고 알고 감사하며, 그 진행 전체에 자기가 함께 있다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 것이다. 예배가 나를 위한 것이라는 절실한 감격도 함께 느낄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이제 아무리 천한 사람이라도 글만 읽을 수 있다면 성서를 따로 갖고, 기도서와 찬송가를 갖고 예배를 보고 집에서 가정예배도 드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개신교회는 성서에 대한 기독교 본래의 전통을 살려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종교개혁자들은 회개와 신령한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교회를 만들었다. 중세 교회에서 성직자나 수도사들은 일반 사람들과 다른 도덕적 종교적 표준에 따라 살고 있었다. 곧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표준에 따라 살았다. 성직자와 교인들이 추구해야 할 가치의 표준이 달랐다.
종교개혁자들은 그런 이중 잣대를 제거한 것이다. 누구든 똑같은 표준 아래 산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수도사나 목공이나, 신부나 교사나 다 같은 표준을 행해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린애를 키우고 집안 살림을 돌보는 어머니나 수녀나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었다.
개혁자들은 결국 세상의 모든 직업이 다 종교적 의미를 가진다는, 근대 소명 사상을 정착시킬 수 있었다. 이것이 저 유명한 만인제사장이라는 것이다. 프로테스탄트 윤리가 근대사회에 남긴 결정적 공헌이 이것이다.
민경배<백석대학교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