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하층 ‘달리트’ 위한 사역 펼치는 조지프 소자 국제오엠선교회 부총재

입력 2010-11-08 17:49


“인도의 최하층 계급인 달리트(불가촉천민)를 향한 차별과 압제를 알리고 이들의 자유를 위해 도움이 필요합니다. 한국교회의 강한 영성과 다각적인 협력이 달리트의 영혼과 삶을 살릴 것입니다.”

국제오엠(OM)선교회 부총재이자 인도오엠선교회 대표인 조지프 소자(59) 선교사가 2억5000만명에 달하는 인도 내 달리트 사역을 위해 한국교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최근 방한한 소자 대표는 “달리트 사역은 선교의 총체적 접근을 위한 훌륭한 사례가 될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달리트 이슈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달리트는 불가촉천민으로 지난 수백 년간 버림받아왔다. 카스트제도권 밖의 사람들로, 사회·경제적은 물론 종교적 차별까지 받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 노예라고 생각하고 불결하다고 간주한다. 어떤 종교시설에도 출입할 수 없으며 종교 행위도 할 수 없다. 만약 이들이 종교 행위를 하게 되면 그 종교 자체가 불결해진다고 여긴다. 인도 교회 역시 달리트를 차별해왔다.

인도오엠선교회는 15년 전부터 달리트의 자유와 권리 향상, 어린이를 위한 교육, 여성 사역, 교회 회개 운동 등에 뛰어들어 달리트의 삶과 인도 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데 앞장서왔다. 달리트를 위해 3000개의 교회를 설립했고 달리트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100개의 교육센터를 세웠다. 또 3개의 신학교도 운영 중이다.

“우리는 달리트의 교육과 의료 향상, 사회 정의 추구, 신학의 변화, 교회 설립 등 총체적인 사역을 추구합니다. 이는 로잔정신을 따르는 것으로 선교는 복음화운동과 사회참여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입니다. 달리트의 영적 구원과 그들이 처한 위기의 삶을 구원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선교단체 수장으로서 그는 지난 10여년 인도의 다양한 기관과 협력해 달리트 이슈를 인도 사회의 중심부로 가져왔다. 인도기독교협의회(AICC) 총재, 달리트자유네트워크(DFN) 국제대표 등도 겸하면서 미디어를 통해 카스트제도의 부당함과 달리트의 차별을 알리고 있다. 소자 대표는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로잔 3차 대회에도 참석, 달리트 문제를 전 세계 4000여 지도자에게 알렸다.

그에 따르면 카스트제도가 지속되는 이유는 10∼12%에 달하는 특권층 때문이다. 정치 사회 종교 경제적 특권을 누리는 계층이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힌두교인 중 일부 과격파들은 이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교회와 기독교인을 공격하기도 하는데 동북부 오릿사주가 대표적 사례다.

소자 대표는 “과격주의자들이 공격하는 교회는 거의 대부분 달리트 교회와 신자들”이라며 “이들은 자신들의 노예가 자유롭게 되고 종교를 갖는 것에 분노한다”고 전했다. 교회에 대한 공격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25년간 달리트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으로 4000여채의 집이 불에 탔고, 5만명이 넘는 달리트 기독교인이 집을 잃었다.

소자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카스트제도의 굴레를 벗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교회의 노력으로 인도 사회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인도인 대부분이 카스트제도와 달리트의 차별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를 비롯해 언론도 매일 달리트의 인권을 말하고 있습니다.”

소자 대표는 1000개의 달리트 교육센터를 인도 내에 설립하려는 비전이 있다. 수백 년 동안 달리트의 머릿속을 지배해온 노예근성을 변혁하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 일에 한국교회와 구체적으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도 카스트제도의 문제점과 달리트의 현실을 한국교회도 말해야 합니다. 더 이상 내 문제가 아니라고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달리트 이슈는 한국의 문제이자 교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한국교회는 달리트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사역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인도는 사람과 자료와 영성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선교사가 필요합니다. 주님께서 한국교회를 부르고 계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인도오엠선교회는 인도 내 국제 선교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크다. 43년 전 설립돼 현재 3000명의 인도 목회자와 사역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6000명에 달하는 국제오엠선교회 소속 선교사 절반이 인도에서 사역 중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