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불황 유탄… ‘날개 꺾인’ 光州시정
입력 2010-11-08 17:49
장기간 침체된 건설경기가 광주시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
어등산관광개발과 2015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 선수촌 건립 등 대형 현안사업이 건설사 경영난과 아파트 미분양 우려로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4월 리조트 법인의 주식 100%를 승계하는 조건으로 총 투자비 3400억원 규모의 어등산개발사업을 넘겨받은 ㈜모아종합건설이 사업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 회사는 금광기업과 광주관광개발로 구성된 리조트 법인의 지분 일부만 인수받은 뒤 나머지 지분참여는 계속 미뤄오다 6개월여 만에 백기를 들었다.
2006년 첫 삽을 뜬 이 사업은 어등산 일원 273만3000여㎡에 호텔과 콘도, 골프장 등을 건립하는 것으로, 광주가 관광·레저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이 사업은 당초 삼능건설이 사업주체로 선정됐다가 금광기업이 주축이 된 리조트 법인으로 시행사가 변경됐었다.
2015년 U대회 선수촌 건립사업도 주춤거리고 있다. 선수촌 부지로 확정된 화정·염주 주공 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의향서를 제출했던 삼성·대림·한양 컨소시엄 3개사 가운데 2개 업체가 최근 사업참여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왔다.
삼성·대림 2개사는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놓고 광주시와 끈질긴 물밑 교섭을 벌여왔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시와 도시공사는 이에 따라 도급순위 50위 이내의 건설업체들로 새 컨소시엄을 구성, 선수촌 재건축을 진행키로 했지만 아파트 분양추세가 좋지 않아 성사여부나 시기가 불투명하다.
선수촌이 들어설 화정주공은 지난달 30일 현재 전체 2900가구 가운데 91%인 2639가구가 재건축에 동의했고 지원시설이 건립되는 염주주공은 1118가구 중 78%인 873가구가 동의서를 낸 상태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가라앉은 건설경기가 역점사업들의 앞길을 막고 있지만 단기적 현상”이라며 “어등산개발이나 선수촌 건립에 대해 다른 대형 건설사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연말까지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