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81년 핵무기 공개 뒤 하야 계획”… 하순봉, 회고록서 후일담 공개
입력 2010-11-08 00:32
청와대 출입기자와 4선 국회의원을 지냈던 하순봉(68) 경남일보 회장이 7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핵무기를 공개한 뒤 하야할 생각이었다고 주장했다.
하 회장은 이날 출간된 자서전 ‘하순봉 회고록, 나는 지금 동트는 새벽에 서 있다’에서 전·현직 대통령과 주요 인사들과 관련된 비화들을 소개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핵무기 개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하 회장은 자서전에서 박 전 대통령이 1972년 초 김정렴 비서실장과 오원철 경제수석을 집무실로 불러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 기술을 확보하라”고 긴밀히 지시했고, 1970년대 말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는 거의 완성 단계까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자서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1979년 1월1일 청와대 공보비서관을 지낸 선우연 의원을 부산으로 불러 “나 혼자 결정한 비밀사항인데, 2년 뒤 1981년 10월에 그만둘 생각이야. 10월1일 국군의 날 기념식 때 핵무기를 내외에 공개한 뒤 그 자리에서 하야 성명을 낼 거야. 그러면 김일성도 남침을 못할 거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후계자로 김종필씨를 꼽고 있었다고 적었다. 박 전 대통령이 평소 술자리 등에서 “밉고 곱고 따질 게 있느냐. 내 뒤를 이을 사람은 세상이 추측하는 그대로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한편 하 회장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누가 뭐래도 차기의 유력한 대권 후보”라면서도 “고고함도 좋지만 보통사람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살아야 하고 원칙·소신도 좋지만 차선이나 삼선을 택할 줄 아는 지혜와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