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트너 美 재무 “경상수지 수치 기준, G20서 합의 어려워”

입력 2010-11-07 18:32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서울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경상수지 목표제’에 수치 기준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으며,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규모 양적완화(국채 매입을 통해 달러를 시중에 직접 공급하는 것)에 대한 중국 등 신흥국들의 반대가 심해지자 환율전쟁 해법으로 추진해온 경상수지 목표 범위를 구체화하는 데서 한걸음 물러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서울 정상회의에서 환율 갈등과 관련, 모호한 수준의 합의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이트너 장관은 6일 일본 교토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 폐막 직후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상수지 목표) 수치는 바람직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다”며 “현 상황에서 수치가 들어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은 의장국인 우리나라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달 G20 경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경상수지 목표 범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4%를 제안했었다. 당시 독일 등 일부 경상수지 흑자국의 반대를 감안해 관련 판단 기준인 ‘예시적 가이드라인(Indicative Guidelines)’을 따로 정하기로 했지만 구체화를 놓고 다시 난관에 봉착한 셈이다.

APEC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각국 재무장관은 지난 G20 경주 공동선언문에 담긴 ‘시장결정적 환율제도 이행’과 ‘경쟁적인 통화절하 경쟁 자제’ 내용을 교토 공동성명에도 그대로 채택했다.

정동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