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희망, 强小기업] (50·끝) 돌침대 개발·생산 20년 외길 ㈜장수산업
입력 2010-11-07 16:26
업계 1위 비결은 따뜻한 가족사랑
지난달 15일 케이블TV 롯데 홈쇼핑에서는 매출 신기록이 터졌다. 방송 1시간 만에 무려 9억2000만원의 판매고를 올린 주인공은 ‘장수돌침대’였다. 직전 최고 매출액인 8억5000만원을 1주일 만에 갈아 치웠다.
1990년 온열을 이용한 돌침대를 개발·생산한 지 20년째인 ㈜장수산업은 지난해에만 1000억원대 돌침대 시장에서 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5일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장수돌침대 생산 공장에서 만난 최창환(57) 회장은 2층에 마련된 제품 전시관부터 안내했다. 그는 “먼저 돌침대를 직접 체험해 보고 인터뷰하자”고 제안했다. 전원이 켜져 있는 돌침대에 눕자 뜨끈뜨끈한 열기가 온몸으로 전해졌다. 이런 돌침대를 어떻게 개발했을까.
“아내 덕분이에요. 20년 전쯤 겨울에 첫아들을 낳고 나서 산후조리를 잘못하는 바람에 아내 몸이 말이 아니었어요. 걸레도 짜지 못할 정도로 몸이 약해져 누워 지낼 때였는데, 그 무렵 한 사업가가 돌찜질기를 개발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최 회장은 온돌방처럼 돌을 통해 열이 전달되는 침대에 아내를 눕히면 몸 상태가 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1인용 온돌 침대를 만들었다. 그의 아내는 온돌 침대를 사용한 지 수개월 만에 정상적인 몸으로 회복했다. 최 회장이 돌침대 기술 개발에 ‘올인’하게 된 계기였다.
돌침대 원리의 핵심은 ‘히팅 플로어(heating floor)’ 기술에 있다. 돌 아래에 공기층이 있고, 탄소섬유로 된 발열장치는 그 공기층 밑에 있다. 열기가 공기층을 거쳐 돌에 전달되는 방식이다. 최 회장은 “발열방식이 화로에 담긴 숯불에 삼발이를 얹어놓고 뚝배기 된장을 끓이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에서 장수돌침대를 사용하는 고객은 35만여명. 최 회장은 “돌침대는 다른 제품과 달리 재구매 비율이 높고 사용자의 입소문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돌침대 시장이 매년 확대되면서 골칫거리도 생겼다. ‘장수돌침대’가 유명하다 보니 ‘장수○○침대’, 장수○침대’ 등 ‘장수’라는 명칭이 들어간 신생 업체들의 유사 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지금도 10여개나 되는데, 일부 업체와는 상표권 소송이 진행 중이다. 최 회장이 직접 이마에 별마크 5개를 붙이고 “장수돌침대는 별이 다섯 개∼”를 외치는 TV 광고에 직접 출연한 것도 유사 상품에 속지 말라는 호소였다.
장수산업의 최대 강점은 본사 차원의 애프터서비스(AS). 2002년부터 업계 최초로 고객만족실을 두고 모든 AS 접수 및 처리를 본사가 전담한다. 최 회장이 창업 초기부터 강조해 온 ‘고객만족 최우선’ 방침 때문이다. 최 회장은 “제품 특성상 고객의 건강과 직결되다 보니 성능에 최우선을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만 대리점 300곳을 두고 있는 장수산업은 미주와 유럽 등 국제무대 진출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정부가 돌침대의 국제표준안을 채택하면서 국제적으로 공인된 시험인증이 가능해졌다”면서 “내수시장뿐 아니라 수출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