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편성 시간 잘짜야 돈 된다”
입력 2010-11-07 18:16
TV홈쇼핑으로 명품 가방을 사려면 평일 오후, 최신 유행하는 화려한 속옷 쇼핑은 평일 늦은 밤, 여행 상품은 주말 늦은 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이나 레포츠 용품은 이른 아침에 주로 방송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방송 편성은 소비자 연령대, 요일, 날씨, 계절, 사회적 이슈 등을 고려해 세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양한 상품을 진열해 판매하는 대신 한정된 시간에 소수의 상품을 전략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홈쇼핑이기 때문이다.
어느 홈쇼핑이나 저마다의 편성 전략을 갖고 있지만 기본적인 틀은 비슷하다. 홈쇼핑을 이용하는 주 소비자층은 주부들이다. 주부들이 여유로운 시간대인 오전 10시∼오후 3시는 가장 판매가 잘되는 ‘프라임 타임’이다. 이 시간엔 주방 용품부터 명품에 이르기까지 주부 취향에 맞춰 꾸려진다. 현대홈쇼핑은 이 시간대에 명품 전문 프로그램을 고정으로 방송하고 있다.
20∼30대 젊은층이나 남성 소비자를 공략하는 때는 밤 10시 이후나 주말이다. 밤 10시 이후에는 디지털카메라 등 전자제품이나 패션 속옷 판매 프로그램이 주로 방송된다. 요즘은 주말 방송 편성을 강화하는 곳도 많다. GS샵은 젊은층이 애용하는 주말에 가전제품, 패션 등 특정 상품군을 정해 24시간 내보내는 특집 방송을 월 2회 이상 실시하고 있다.
오전 4∼7시에는 중장년층을 위한 건강식품, 안마기, 보정 속옷, 등산복 등을 판매한다. 밥에 관련된 식품은 밥짓기 직전인 오후 6시 전후로 편성되는 경우가 많다. 과일부터 생선, 가공식품까지 식품을 가장 많이 취급하고 있는 NS홈쇼핑은 특히 오후 6시 전후로 햅쌀, 혼합곡 등을 판매하고 있다.
홈쇼핑 방송 편성의 기본 공식을 따르지 않았지만 오히려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다. 청소년 필독서 전집이나 중·고등학생 공부에 도움을 주는 제품은 40대 주부 시청률이 높은 오전 시간에 판매율이 높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귀가한 다음인 오후 11시 이후 편성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현대홈쇼핑 임현태 마케팅팀장은 “홈쇼핑 상품 편성은 상품의 개별적인 특성에서부터 사회적인 이슈까지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며 “소비자의 관심을 분석해 때에 따라 전략적으로 상품을 선정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했을 때 상식을 뛰어넘는 효과를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