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한·미 FTA, 정상회담서 결론 자동차 문제 먼저 해결돼야”

입력 2010-11-08 00:28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주의 최종 한·미 통상장관 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의지를 밝혔다. 선결 조건으로 자동차 업계와 노동자 이익이라는 기존 입장을 내세우면서 한국 방문에서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4개국(인도 인도네시아 한국 일본) 방문 내용과 취지를 설명하는 6일자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나는 이 협정을 완결할 것”이라며 “(한·미 FTA는) 수백억 달러 규모의 수출과 미국 내 노동자 일자리 수 1000개와 맞먹는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이 한국과 FTA를 추진 중”이라며 “미국 기업이 이렇게 성장하는 시장에 상품 판매 기회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때 한국에 최대 수출국이었던 미국이 이제는 4위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어떤 협정이든 제대로 된 조건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면서 “자동차 업계와 노동자들을 위해 훌륭한 결과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협정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FTA 언급은 양국 통상장관의 최종 협상(8∼9일)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반대 주장을 설득했다. 또 한국에는 자동차 문제에 좀더 양보함으로써 최종 타결을 짓자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향후 5년간 미국의 수출을 배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고, 수출이 10억 달러 증가할 때마다 일자리가 5000개 이상 생긴다”며 “이를 위해 미국 상품을 판매할 새 시장의 새 고객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에는 세계 5대 경제대국 중 3개국이 있고 중산층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앞날에 아시아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4일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자동차 업계와 노동자들이 반대하는 협정 내용에 진전된 변화가 있으며 한·미 정상 간에 FTA 타결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편 7일 총리공관에서 진행된 당·정·청 회동에서 한나라당은 한·미FTA 협의와 관련,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양보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정부에 강력하게 전달했다. 정부는 당의 입장을 경청했다고 배석했던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이 전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