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열 2위’ 올랐다

입력 2010-11-07 23:12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권력서열 2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9월 당대표자회를 통해 권력 서열 6위로 깜짝 등장했던 것에서 불과 40일 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조명록 북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사망소식과 함께 장의위원 명단을 발표하면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장의위원장인 김 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로 호명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이영호 군 총참모장 등 170명의 장의위원 이름은 김정은 뒤에 올랐다.

김정은이 북한 매체 보도에서 김 위원장 바로 다음에 호명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의 장의위원 발표 명단은 권력서열에 따라 엄격히 순서가 정해진다. 이 때문에 김정은은 공식적인 권력서열에서도 후계자의 지위에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매체들은 당대표자회 직후 고위 참석자 명단을 발표할 때만 해도 김정은을 김영남 최영림 이영호에 이어 호명했다. 당시 지병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조명록을 포함해 김정은의 서열은 6위로 해석됐다.

김정은이 권력서열 2위에 오른 것으로 미뤄볼 때 조명록 사망으로 공석이 된 정치국 상무위원 또는 국방위 제1부위원장 자리에 이미 올랐거나 조만간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중앙군사위, 국방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공동 명의의 부고를 통해 “조명록 동지가 장기간 심장병으로 2010년 11월 6일 10시30분 82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했다”고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조명록은 광복 전 고(故) 김일성 주석의 전령을 맡기도 한 혁명 제1세대로, 6·25전쟁 때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다. 그는 1995년 인민군 총정치국장 및 차수로 승진했다.

엄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