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예배찬송’ 보급판 낸 박근원 한신대 명예교수

입력 2010-11-07 19:09


‘외국교회는 예배시간에 어떤 찬송을 즐겨 부를까. 한국처럼 645장(새찬송가)짜리 찬송가를 사용할까, 아니면 복음성가를 활용할까.’

예배 찬송에 관심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했을법한 질문이다. 이런 질문에 해답을 줄만한 책이 나왔다. 한신대 박근원(77·사진) 명예교수가 최근 수정·보급판으로 내놓은 ‘새로운 예배찬송’(대한기독교서회)에는 세계교회가 즐겨 부르는 예배용 찬송 500곡을 담고 있다. 책에는 미국과 영국, 스웨덴을 비롯해 스리랑카, 인도, 요르단, 파푸아뉴기니 등의 찬송이 들어있는데 ‘아리랑’과 ‘군밤 타령’과 같은 한국 전통 민요에 가사만 바꿔 놓은 것도 있다.

“요즘 한국교회는 예배시간에 찬송가 대신 영·미 위주의 복음성가를 즐겨 부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조심스러운 것은 이런 복음성가들이 하나님께 드려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인간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겁니다. 예배 찬송은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향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실천신학자인 박 교수가 예배 찬송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뭘까. “예배 찬송도 실천신학의 한 분야입니다. 1980·90년대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표로 세계개혁교회연맹(WARC)에 참여하고 한국 신학자 대표로 세계교회협의회(WCC) 활동을 하면서 전 세계를 돌며 모았던 것입니다. 10년 전 양장본 ‘예배자료 21’ 중 한 부분으로 냈었는데 보급판이 아니어서 성도들이 접근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이 책만 보급판으로 내게 됐습니다.”

박 교수가 ‘새로운 예배찬송’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쉽고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한국적 정서가 담긴 찬송이 다수 나오는 것이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시편을 갖고 그들의 민족성에 따라 단순하게 반복적으로 찬송했듯 말이다. “2000년 기독교 역사 가운데 지금처럼 찬송가 책을 갖고 예배를 드린 것은 200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금도 동방정교회와 아프리카교회는 찬송가 책 없이도 생생한 예배를 드리고 있어요. 이 책을 계기로 단순하고 쉬우며 민족 리듬을 담아 겨레 정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예배찬송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