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초대석-일본의 지한파 목회자 2인] 미네노 다츠히로·오오가와 츠구미치 목사
입력 2010-11-07 19:48
일본 목회자 가운데 한국교회에 대해 가장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일본 선교 전문가들은 미네노 다츠히로(71·도쿄 요도바시교회), 오오가와 츠구미치(68·요코하마 야마토갈보리채플) 목사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일본 교계 최초로 교단 교파를 초월해 열린 ‘일본 개신교 선교 150주년 기념대회’의 실행위원장을 맡은, 일본을 대표하는 목회자들이자 지한파다. 이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교회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해 왔다. 본보는 최근 방한한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교회의 상황, 한국교회의 일본선교에 대한 조언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한국을 자주 방문하는 것 같다.
△미네노 목사=첫 방문은 영락교회 한경직 목사님의 결단 때문에 가능했다. 1973년, 34세 때였다. 한 목사님은 한·일 교회의 미래를 위해 젊은 목회자들의 만남의 장을 주선하셨다. 그때 김준곤 김장환 목사 등 한국의 영적 거장들을 만났다.
△오오가와 목사=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가 이루진 뒤 처음으로 일본 대학생들을 이끌고 정진경 목사님이 시무하던 신촌성결교회를 방문했었다. 당시 길거리에서 일본어를 쓸 수 없었다. 눈치만 살피는 우리들을 한국교회는 사랑으로 감싸주었다.
-한국교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데.
△오오가와 목사=우리의 영적 형님이 한국교회다.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믿고 목회자와 성도들이 통일과 민족 복음화를 위해 열정적으로 기도하는 것은 우리가 반드시 배워야 할 점이다. 반일감정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일본을 위해 중보기도하는 모습은 또 다른 감격이다.
-일본교회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들었다.
△미네노 목사=요즘 일본 교계가 놀라는 게 있다. 바로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CGNTV다. 이는 선교혁명이다. 일본교회는 그동안 TV 전도를 원했지만 라디오 전도에 만족해야 했다. 조그마한 방송국을 갖는데도 돈이 많이 들고 규제 또한 심하기 때문이었다.
-CGNTV가 일본에서 연착륙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미네노 목사=그렇다. 일본교회 지도자들은 처음엔 적잖은 의구심을 가졌다. 한국교회가 물량공세로 일본 기독교를 어렵게 하는 게 아니냐는 일종의 ‘잠재적 공포’가 있었다. 나는 욕을 먹더라도 CGNTV가 일본을 위해 ‘하나님이 보내주신 그릇’이라고 믿고 도우려고 애썼다.
△오오가와 목사=CGNTV 스태프들의 순수성과 겸손에 일본교회의 우려가 말끔히 사라졌다. 특히 하 목사님이 목숨을 걸고 십자가의 영성을 고수하며 선교사적인 삶을 사는 데 목회자들의 마음이 녹아내렸다.
-한국교회가 일본 선교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미네노 목사=성령 충만하고 경건한 사역자들을 보내 달라. 일본 선교는 방법이나 전략에 있지 않다. 십자가의 사랑을 온 몸으로 보여주며 일본교회와 동역할 사람이 필요하다. 한국교회는 아무리 힘들어도 일본 선교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오오가와 목사=일본은 세속적 가치관에 눌려 있다. 하나님보다 사람에게 더 인정받으려 한다. 이를 분쇄하기 위해서는 성령의 역사가 필요하다. 한국인 사역자들이 일본에 필요한 가치관을 널리 선포해주기를 바란다. 그런 점에서 CGNTV는 산소와 같은 존재다.
-교회가 진정 일본의 희망이 될 수 있겠는가.
△오오가와 목사=일본 사람들은 참된 사랑에 목말라 있다. 가정이 붕괴되고 있다. 성경 말씀만이 해결책이다. 목회자가 없는 ‘무목교회’를 위해 교단 교파를 초월해 팀목회를 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한·일 교회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미네노 목사=작은 교회를 살리는 운동과 더불어 독거노인 돕기 등 지역사회가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적극 해나가야 한다. 한·일 교회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교류를 확대해나가면 일본에 희망이 있다.
글·사진=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