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119!… 8월 문연 지리산 구조·치료센터 맹활약

입력 2010-11-07 18:55

지리산국립공원 전남 구례지역에 자리 잡은 야생동물 구조·치료센터에는 7일 현재 동물환자 9마리가 입원해 있다. 어미를 잃은 새끼 삵, 덫에 걸려 인대가 끊어진 오소리, 다리가 부러진 너구리, 날개를 다친 새홀리기, 차에 부딪혀 다리가 부러진 고라니 등 방치됐다면 이미 죽었을 동물이 입원실에서 새 삶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정도 치료를 마친 고라니는 입원실 바깥 계류장 울타리 안에서 야생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8월 문을 연 센터는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 복원센터의 야생동물 치료 기능을 개편해 만들어졌다. 반달가슴곰과 산양을 치료하면서 얻은 노하우로 사고를 당한 야생동물의 자연 복귀를 돕자는 취지에서다.

수의사 3명, 수의간호사 1명, 자원봉사자로 꾸려진 단출한 조직이지만 방사선 촬영기 등 첨단 의료시설을 갖추고 있다. 국립공원 안에 있어 신속한 구조와 치료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지금까지 센터가 치료한 동물은 모두 39마리. 멸종위기종 1급 수달, 2급인 삵을 비롯해 천연기념물 소쩍새, 황조롱이, 수리부엉이 등도 치료를 받았다.

센터 정동혁(33) 수의사는 “어미를 잃거나 먹이 부족으로 인해 탈진한 상태로 구조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조류는 비행 중 충돌로 다리나 날개가 부러지는 골절상이 많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설치한 덫과 올무, 자동차도 동물에게는 큰 위협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