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금고 ‘스마트폰 뱅킹’ 이용 폭발
입력 2010-11-07 23:33
스마트폰 뱅킹이 폭발하고 있다. 인터넷 뱅킹이 오프라인 뱅킹을 대체한 속도보다 더 빠르다. 이용자 수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용자는 20~30대 남성이 주축이다.
은행들은 스마트폰 뱅킹이 금융시장을 뒤흔들 태풍이 될 것으로 본다. 무한대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뱅킹이 기존 업무영역이나 금융회사 서열을 파괴하고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만들 것으로 전망한다.
릐136만9000명=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스마트폰 뱅킹 등록 고객은 136만9000명에 이르렀다. 지난해 4분기 1만3000명과 비교하면 무려 1만430.8% 늘어난 것. 스마트폰 뱅킹 등록고객은 올 들어 1분기 9만3000명, 2분기 54만명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용실적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폰 뱅킹의 하루 평균 이용건수는 지난해 4분기 1만9000건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1분기 3만1000건, 2분기 22만4000건, 3분기 104만8000건으로 급증했다.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같은 기간 6억원에서 48억3000만원까지 8배 가까이 늘었다.
스마트폰 뱅킹이 ‘날개’를 달자 인터넷 뱅킹에서 차지하는 모바일 뱅킹 비중도 증가세다. 하루 평균 이용건수 기준으로 지난해 2분기 6.2%였던 모바일 뱅킹 비중은 지난 3분기 8.4%까지 증가했다. 모바일 뱅킹은 스마트폰 뱅킹 외에 IC칩 방식(계좌번호 등 금융정보와 프로그램을 담은 IC칩을 휴대전화에 내장하는 방식), VM 방식(인터넷 뱅킹용 프로그램을 휴대전화에 내려받는 방식)까지 포함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스마트폰 뱅킹은 기존 금융시장의 서열, 업무영역을 파괴하고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무한대로 결합하고, 개발되는 서비스를 기반으로 금융시장 전체를 재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릐‘20~30대 남성’이 주력=폭발력은 시중은행 통계로 확인된다. 우리은행의 스마트폰 뱅킹 가입자 수는 지난 4월 4만1705명에서 지난달 36만443명으로 치솟았다. 국민은행도 가입자 수가 5월 3만8000명에서 지난달 40만6780명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이용자는 20대와 30대가 대부분이다. 국민은행이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인 ‘KB스타뱅킹’의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 20대가 45.2%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가 40.3%를 차지했다. 40대는 11.5%, 50대 이상은 3.0%에 그쳤다. 성별로는 남성이 70.5%로 압도적이다. 특히 30대 남성과 20대 남성의 비중이 높다. 30대 남성은 전체 스마트폰 뱅킹 고객 가운데 31.6%, 20대 남성은 27.1%에 이르렀다. 이어 20대 여성 18.1%, 40대 남성 9.7% 등이다.
시중은행은 스마트폰 뱅킹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본다. 영업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이에 따라 앞 다퉈 특화상품,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으며 고객 유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5일 스마트폰 전용 상품인 ‘KB Smart★폰 적금·예금’을 출시했다. 추천 우대이율, 아이콘 적립 우대이율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은 일반 정기예금보다 금리를 1.0% 포인트 이상 더 주는 ‘우리스마트정기예금’을 팔고 있다. 하나은행은 ‘하나 비과세 복리적금’을 스마트폰으로 가입하면 0.1% 포인트 우대금리를 얹어준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