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증권터치] 경기전망 불투명… 저성장주 관심 필요
입력 2010-11-07 18:16
실적시즌에 진입했지만 실적이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다. 또 성장률 지표도 3분기 중반 이후 가동률 둔화 등 불안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 역시 무시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 마찬가지다. 높은 실업률, 생산·소비 부진 등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미미하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데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대규모 양적 완화라는 ‘만병통치약’이 유동성 랠리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감이 현실을 압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연준이 6000억 달러의 자금을 8개월간 순차적으로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긍정적 조치다. 하지만 미국 중간선거 결과 상원은 민주, 하원은 공화당이 지배하게 된 것은 정부 정책의 연속성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공화당의 입김에 따라 정책 지연에 따른 레임덕 현상이 구체화될 경우 증시에는 악재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양적 완화가 완료된 이후 시장은 점차 국내외 실물경기 흐름을 되돌아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기업실적이 2분기 연속 둔화되는 가운데 연내 선행지수 반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의 양적 완화가 연말 미국 소비특수를 자극할 수 있을지도 남은 숙제다.
보통 주식시장을 전망할 때 가장 먼저 살피는 게 국내 경기와 실적 흐름이고, 두 번째로 해외경기와 실적, 신용위험, 맨 마지막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유동성을 점검한다. 국내를 해외보다 중시하는 것은 우리나라도 모르면서 남의 나라 경기를 판단한다는 오류에서 벗어나고자 함이고, 유동성을 맨 뒤에 분석하는 이유는 앞의 두 지표에 비해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시작되는 연말 장세는 이전보다 상승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연말 연초 쉬어가는 것이 내년 증시에 우호적 환경을 제공할 것이란 판단이다. 추천 전략으로는 이미 충분히 상승 추세인 자동차, 화학 등 달리는 말에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기보다는 코스피지수 1500선 수준의 주가에 머물고 있는 반도체·부품, 은행, 인터넷·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