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한 여배우 이월화·가수 배호가 극단무대에?
입력 2010-11-07 17:27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가 21세기 무대에서 되살아난다.
연희단거리패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극 여배우 이월화를 무대에 되살려내는 ‘경성스타’를 선보인다. 이월화는 영화 ‘월하의 맹세’ 연극 ‘부활’ 등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얻은 여배우다. 1933년 스물아홉 살에 요절했다.
‘경성스타’는 이월화와 극작가 임선규가 함께 연극작업을 하면 어땠을까하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임선규는 1936년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가 흥행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작가라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난 적은 없다.
극중 주인공인 월희는 이월화부터 ‘눈물의 여왕’이라 불렸던 전옥에 이르기까지 식민지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들의 모습이 중첩된 인물이다. 연희단거리패 김소희 대표가 월희를 연기한다. ‘경성스타’는 30년대부터 한국전쟁 이후까지 시기를 관통해 친일연극의 실상과 분단상황에서의 연극인들의 처지를 그린다. 11일부터 14일까지 부산 가마골소극장(1588-9155). 19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02-763-1268).
두산아트센터는 1960년대 최고의 인기가수 배호의 삶을 다룬 음악극 ‘천변카바레’를 공연한다. 스물아홉 살의 나이에 요절한 배호는 6년간 투병하면서도 ‘두메산골’, ‘영시의 이별’, ‘돌아가는 삼각지’ 등 300여곡을 발표하며 왕성하게 활동한 가수다.
‘천변카바레’는 시골에서 상경한 춘식이 천변카바레에서 배호를 만나고 후에 배호의 모창가수 배후가 되는 이야기를 펼친다.
탄탄한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이 돋보이는 뮤지컬 배우 최민철이 춘식, 배호, 배후 등 다양한 인물을 혼자 소화하며 극을 이끌어간다. 우리나라 대표 재즈보컬리스트인 말로가 음악감독을 맡아 60∼70년대 클럽음악을 재현한다. 말로는 극중에서 남장여가수 정수 역을 맡아 무대에도 선다.
배호의 히트곡 외에 ‘노란 샤쓰의 사나이’ ‘내 속을 태우는 구려’ 등 추억의 노래가 연주된다. 12일부터 2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02-708-5001).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