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란듯… 오바마, 4개국 순방 ‘亞 중시 전략’ 박차
입력 2010-11-05 18:01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14일 인도, 인도네시아, 한국, 일본 등 아시아 4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한·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미 정상회담에선 북핵 문제를 포함해 특히 막바지 이견 해소작업이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입장 발표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7번째인 미·중 정상회담에선 중국 위안화 환율, 무역 불균형 문제 등 세계 경제의 최우선 현안과 동북아 안보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둔 상황에서 양국은 갈등 관계를 일단 봉합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갖는 미·일 정상회담은 그동안 껄끄러웠던 양국 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되는 상징적 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과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이행문제, 북핵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미·인도 정상회담은 미국산 무기 판매 성사와 대(對)테러 공조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에 사흘씩이나 머물면서 의회에서 연설하고 대학생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기로 하는 등 상당한 배려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해외 방문국에 사흘씩이나 머무는 건 처음이다. 만모한 싱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첫 국빈 방문자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인도네시아를 방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다시 한 번 무슬림이 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그는 건강보험 개혁입법 등 국내 정치 문제로 두 차례나 공식 방문을 연기했었다.
백악관 측은 아시아에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아시아 중시를 공언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아시아 국가들과 관계강화를 위한 대(對)아시아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중시전략은 중국 견제와도 연관성이 있다. 그는 아시아에서 미국이 역할을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공언했다. 과거 미국은 러시아와 가까운 인도,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와는 거리가 있었다. 이번에 두 나라를 적극 끌어안으면서 남아시아의 안보적 측면에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보다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