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로 알리바이 보험사기… 한방병원장 등 20억 가로채

입력 2010-11-05 18:18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5일 입원기록을 허위로 꾸며 보험금과 국민건강보험 급여 2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서울 이태원동 A한방병원 원장 김모(45)씨와 보험설계사 김모(56·여)씨를 구속했다.



병원장 김씨 등은 2008년부터 최근까지 A병원에 입원하지도 않은 환자들이 입원한 것처럼 진료기록을 만들어 보험사 43곳과 건강보험공단에 치료비 등을 청구, 2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다. 경찰은 이들과 공모한 보험가입자 61명과 보험설계사·병원 관계자 12명 등 7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A병원은 가짜 환자가 경찰의 휴대전화 발신지 추적에 걸리지 않게 이들의 단말기 수십개를 병원에 보관했다. 병원 간호사들은 실제 환자가 입원한 것처럼 보이려고 수시로 이 단말기로 통화를 했다.

보험에 가입한 ‘가짜 환자’ 61명 중 23명은 탈북자였다. 경찰 관계자는 “탈북자인 보험설계사 한 명이 공사장이나 식당에서 일하며 어렵게 사는 탈북자에게 접근해 보험 가입을 꼬드겼다”고 말했다.

병원장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병원 경영이 안 됐는데 환자를 몰아준다는 보험설계사의 말에 넘어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