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간판 내건 축제·집회 빈발… 본질 상실” 한국예배학회 심포지엄

입력 2010-11-05 17:52


“오늘날 한국 교회가 직면한 수많은 위기는 경건한 예배를 회복할 때 극복 가능하다.”

곽요셉 예수소망교회 목사는 5일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 강당에서 열린 ‘경건한 예배 학술심포지엄’에서 이렇게 밝혔다. 곽 목사는 심포지엄 첫 순서인 ‘왜 경건한 예배인가?’란 제목의 주제 발제를 통해 “오늘날 예배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축제와 집회가 예배의 본질을 잃어버리게 했다”며 예배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곽 목사에 따르면 예배는 하나님이 사람을 부르시고 만나주시는 사건이다. 따라서 하나님이 만나주시지 않는다면 예배가 아닌 종교행위다. 그는 “예배는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도하시는 것”이라며 “인간이 주도하는 예배라면 그것은 축제나 집회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어떤 예배가 경건한 예배일까. 나형석 협성대(예배학) 교수는 ‘예전적 전통에서의 경건한 예배’ 발제에서 경건한 예배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우선 교리적 디자인 위에 세워지는 예배라는 것. 교리에 따라 하나님에 대한 이해와 인간의 응답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에 교리가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삼위일체에 대한 고백도 경건한 예배의 필수요소다. 이게 빠질 경우 기독론에 치중해 인간중심주의로 흐르거나 성령론에 묻혀 영육 이원론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건한 예배는 복음적 계시와 응답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하나님을 향한 섬김과 봉사는 오직 하나님의 섬김과 봉사에 의해서만 시작되고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중을 하나님 앞에 노출시키는 것도 경건한 예배의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엉뚱한 가사의 찬송이나 엔터테인먼트식 설교 등 여러 가지 예배 순서들이 이런 대면을 방해하고 있다는 게 나 교수의 진단이다.

주승중 장신대(예배설교학) 교수는 논찬에서 마르바 던의 말을 인용, “진정한 예배란 하나님을 높이는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나님의 무한한 광휘에 완전히 잠기는 것이다. 그것은 고귀한 시간의 낭비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건한 예배 사례로 서울 소망교회(김지철 목사)와 성남 예수소망교회(곽요셉 목사) 예배를 제시했다.

그 이유로 주 교수는 예배의 가장 중요한 순서인 ‘참회의 기도와 사죄’가 들어 있다는 점을 꼽았다. 주 교수는 “회개 없는 예배는 경건한 예배가 아니다”며 “경건한 예배에는 반드시 참회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회중들을 하나님 앞에 세우는 예배, 예배만큼이나 강조되는 봉사의 삶 등을 두 교회가 지니고 있는 경건한 예배의 특징으로 꼽았다. 하지만 주 교수는 “모든 예배 순서를 담임목사가 맡는 것은 예배의 안정감과 통일성은 줄 수 있지만 회중들을 예배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 만들 수 있다”며 “회중의 적극적이고 총체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경건한 예배를 바라는 한국 교회 공통의 과제”라고 밝혔다.

이번 학술심포지엄은 한국예배학회(회장 김순환 서울신대 교수)와 새세대교회성장연구원(원장 곽요셉 목사)이 공동 주최했다. 주최측은 “내년엔 예배학이 아닌 조직신학을 통해 한국 교회의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며 “교회와 모든 신학의 총체적 접목을 통해 한국 교회의 본질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