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인도 한인선교사 대회, “12억 인구 인도를 복음의 땅으로 인도하자”
입력 2010-11-05 17:34
1910년. 조선이 일제에 국권을 강탈당하던 시기, 이 땅을 찾은 서양 선교사들은 정기적으로 한자리에 모여 선교 열정을 재점검했다. 이들은 복음화율 1% 미만의 조선 민중이 굿과 조상 숭배에 빠져 소득의 몇십 배를 탕진하고 술·담배·도박에 빠진 현실을 개탄하며 눈물로 기도했다.
2010년. 힌두교와 이슬람교, 카스트 제도에 묶여 복음화율 2%에도 못미치는 인도를 변화시키고자 한인 선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선교사들은 인도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했음을 눈물로 회개하고 하층민에 국한된 사역을 중·상류층으로 확대해 12억 인구의 인도 복음화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영훈 목사 “절대 긍정, 절대 희망의 자세로 주님만 바라보자” 격려… MK 캠프-건강검진도
인도선교 30주년을 기념해 2∼5일 인도 뉴델리 비스트호텔에서 열린 ‘전 인도 한인선교사대회’는 마치 한국의 부흥성회 같았다. 교파를 초월한 한인 선교사 200여명과 가족 300여명은 위성방송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김정석(광림교회) 양병희(영안교회) 엄진용(수원제일좋은순복음교회) 목사 등의 강의를 들으며 선교 사명을 가다듬었다.
주 강사로 나선 이 목사는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50년 성령사역의 핵심원리를 소개하고 성령 충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증조부가 평양에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 월남했던 가정사와 미국 이민목회 경험 등을 예로 들며 특유의 내러티브 설교로 참가자들을 성령 충만으로 이끌었다.
이 목사는 “조 목사님의 50년 목회 사역의 두 가지 축은 성령의 역사와 믿음의 역사”라며 “하나님의 절대 주권적 역사가 나타날 때는 성령을 통해 일어나며, 그것을 체험하기 위해선 반드시 우리가 성령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인도 복음화 역시 결국 성령의 능력으로만 가능하며, 이를 위해선 여호수아와 갈렙처럼 우리의 생각을 하나님의 생각으로 바꾸고 절대 긍정, 절대 희망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또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메추라기를 직접 잡으려 했다면 얼마나 잡았겠나, 결국 하나님께서 바다 바람을 불어주셔서 수만 마리의 메추라기를 몰아주셨듯 부흥 역시 성령의 바람이 강력하게 불 때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하나님을 바라보자”고 말했다.
선교사들은 강사들의 설교를 들으며 울고 웃기를 반복했으며, 척박한 영적 불모지에서 겪었던 좌절감과 불안감을 눈물로 씻어냈다. 김 목사는 “예수라는 절대가치 아래 빈곤과 좌절, 암울한 환경 속에서 신음하는 인도 민중에게 위로와 희망의 말씀을 들려주는 격려의 공동체가 되어 달라”고 부탁했으며, 양 목사도 철저한 소명과 속사람으로부터의 변화를 강조하며 선교사역에서 예수님을 닮아가자고 독려했다. 엄 목사는 농어촌교회 목회자로 온갖 수모를 당하며 자식을 위해 눈물로 기도했던 부친의 이야기를 통해 자녀교육 문제로 고민하는 선교사들에게 힘을 줬다.
특히 여의도순복음교회 전문의료인연합회는 치과 안과 내과 산부인과 등의 분야에서 무료 종합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주최 측은 MK(Missionary Kids) 캠프를 열고 180명의 어린이에게 선교사 자녀의 정체성을 심어줬다.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미나(36·여) 선교사는 “마음 놓고 큰 소리로 기도하고 눈물 흘리며 한국어 찬양을 할 수 있다는 게 그렇게 감격스러웠다”면서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는데, 한 달치 약까지 선물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두란노해외선교회 소속 윤정노(41) 선교사는 “광야 같은 현장에서 영적 충전을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곤 위성방송 시청과 하나님 앞에서 홀로 서는 것밖에 없었다”면서 “이번 대회처럼 앞으로도 많은 교회가 교파를 넘어 선교지를 섬기는 일에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델리=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