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관객 사로잡은 ‘너무나 한국적인 몸짓’… ‘코리아 무브스’ 독일서 개막
입력 2010-11-05 21:41
안무가 손인영이 이끄는 ‘나우무용단(NOW Dance Company)’과 안성수가 이끄는 ‘안성수픽업그룹(Sungsoo Ahn Pick-up Group)’이 4일(현지시간)독일 뒤셀도르프의 ‘탄츠하우스 nrw’ 무대에 올랐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후원으로 한국의 공연기획단체인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IPAP)가 독일의 탄츠하우스 측과 공동 주최하는 ‘코리아 무브스(Kore-A-moves)’ 행사의 일환이다.
탄츠하우스는 유럽 댄스하우스 네트워크(EDN)의 중심지 격으로, 이 날 무대는 코리아 무브스 행사의 사실상 개막식이었다. 나우무용단과 안성수픽업그룹은 한국의 전통적인 장례문화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3일밤 3일낮’ 등을 공연해 350여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관객들은 간간이 등장하는 한국어나 화투 놀이, 인간의 죽음을 마주하는 한국식의 다양한 감정 표현과 독특한 몸짓을 흥미있게 지켜봤다.
3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성사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나우무용단 등 10개의 한국 무용단이 독일, 네덜란드, 에스토니아 등 유럽 8개국 11개 도시를 순회하며 한국의 춤을 알릴 예정이다. 장편·중편·소품 등 장르별 우수 작품이 선별됐다. 유명한 개별 무용수 몇몇이 유럽 무용단에 들어가 활동하거나 공연한 적은 있지만, 여러 무용단이 한꺼번에 유럽 무대에 올라 한국 무용을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탄츠하우스 예술감독인 베르트람 뮐러는 손인영의 작품을 두고 “진지한 소재를 다뤘고 전통과 현대적인 것의 결합이 독특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한 관객은 “공연을 보면서 한국의 전통적인 장례식 문화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안성수의 작품을 두고는 한 관객은 안성수에게 “희생과 관련한 주제를 잘 표현해 인상적이었다”며 “음악을 피아노로 반주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한국춤비평가협회는 이 프로젝트와 연계, 다음달 5∼6일 탄츠하우스에서 포럼을 갖고 한국의 춤을 알리기로 했다. 포럼에서는 한국의 춤 현황과 컨템포러리(comtemporary) 댄스를 주제로 유럽의 평론가 및 언론인들과의 의견 교환이 이뤄진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