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日에 화해 손짓?…메드베데프, 日 총리에 감사 서한

입력 2010-11-05 01:15

일본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전격 방문했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4일 일본 총리에게 유화적인 내용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간 총리가 13~1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초대해 준 것에 사의를 표한다”며 “이 포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각적 정치·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데 APEC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며 “이번 일본 APEC 회의의 주제인 ‘변화와 행동’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회의에서 국제 금융·경제 위기 여파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의 대처 방안이 도출되고, 위기 이후 아·태지역 발전을 위한 긍정적 모델이 찾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서한은 자신의 쿠릴열도 방문으로 인한 러·일 간 공방이 양국 관계 악화로 확대되길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옛 소련을 포함한 러시아 대통령으로는 처음 쿠릴열도 가운데 하나인 쿠나시르를 전격 방문해 일본 측의 강력한 반발을 야기했다.

러 대통령의 쿠릴열도 방문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일본은 모스크바 주재 고노 마사하루(河野雅治) 대사를 일시 소환했다. 이에 맞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쿠릴열도를 추가로 방문하겠다고 맞대응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고조돼 왔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