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000억달러 추가공급 ‘2차 양적완화’ 발표… G20 환율공조 악영향 우려
입력 2010-11-04 21:08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6000억 달러(약 66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시중에 추가로 공급하는 2차 양적완화 (quantitative easing) 조치를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 1조7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및 모기지 채권을 매입하는 1차 양적완화 조치(2009년 9월)에 이은 것이다.
이번 조치로 달러가치 하락세가 가속화하면서 각국의 반발을 불러와 ‘환율전쟁’이 재연되고 보호주의가 확산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준은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이틀간 회의를 마치면서 발표한 성명에서 총 60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장기 국채를 내년 6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2차 양적완화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더 이상 낮출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 채권을 직접 매입함으로써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이다.
FOMC는 이달부터 매달 750억 달러씩 내년 2분기 말까지 총 6000억 달러의 국채를 매입하되 시장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면서 매입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책금리는 연 0∼0.25%로 동결하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별도 성명을 통해 연준이 보유 채권 가운데 만기도래분을 채권 매입에 계속 재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6월 말까지 이뤄질 실제 양적완화 규모는 총 8500억∼9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일단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3일 마감한 뉴욕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24% 올랐다. 4일 서울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53포인트(0.34%) 오른 1942.50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년11개월 만의 최고치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중국 상하이지수는 각각 2.2%, 1.85% 급등했다.
주요국 통화가치도 강세를 이어가 원·달러 환율은 2.7원 내린 1107.5원에 장을 마쳐 나흘째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0.55엔 내린 달러당 80.80엔으로 떨어져 심리적 마지노선을 간신히 지켰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