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000억 달러 추가공급] “외환·주식시장 자금유입 가속될 것”
입력 2010-11-04 21:21
‘머니무브(Money Move)가 시작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2차 양적완화 발표로 국내 금융시장에 해외 자본 유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 국채를 매입, 시중에 달러를 푸는 양적완화 조치로 인해 ‘풍부한 유동성(자금)→위험자산 선호→외국인의 국내 주식·채권 순매수 지속→원화 강세’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하나대투증권 이종성 애널리스트는 4일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글로벌 유동성 랠리를 지속시켜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경제성장률이 높고, 경상수지가 흑자인 신흥국으로 돈이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동안 Fed의 2차 양적완화 기대감이 반영된 만큼 자금 유입에 ‘속도 조절’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신흥국 주식과 채권을 끊임없이 쓸어 담았다. 국내만 해도 외국인은 올 들어 10월까지 상장주식에 17조2905억원, 상장채권에 21조1370억원을 순투자했다. 특히 주식의 경우 9월(3조7209억원)과 10월(5조1151억원) 두 달간 투자한 금액이 1∼8월(8조4545억원) 누계 금액을 넘는다.
외국인 매수세는 증시를 끌어올려 현재 코스피지수가 1940선까지 올라온 상태다. 2000 고지까지는 불과 60포인트도 남지 않았다. 3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 대비 상승률이 15%에 이른다. 이는 인도네시아, 태국 등 신흥국도 마찬가지. 인도네시아는 42.27%나 수직 상승했고, 태국 38.07%, 인도 17.18%, 싱가포르는 11.30% 올랐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보다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증권 박혁수 채권전략팀장은 “환율전쟁으로 각국이 잇따라 자본유출입 규제에 나서면서 최근 채권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지난달 국고채 3년·5년물 금리가 저점을 찍은 데다 외국인 투자동향도 장기채보다는 단기채 위주로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국채 3년물 금리는 강세로 시작됐으나 자본규제 우려가 커지면서 전날보다 0.07% 포인트 오른 연 3.50%를 나타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동성 장세와 원화 강세 요인을 감안할 때 주식시장에서 금융주와 건설주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는 원화 강세를 반영해 증권과 건설주가, 내년 실적 개선을 고려한다면 IT와 은행 업종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