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민주당 참패 이후] 갈등빚던 中 웃고, 정책공조 유럽 울고
입력 2010-11-04 21:55
미국 중간선거에서 집권 민주당이 참패하면서 각국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중간선거 결과에 위안화 절상,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와 갈등해온 중국은 웃고 긴축재정을 바탕으로 정책 공조를 해왔던 유럽은 울상이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다소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선거가 미국의 대중(對中) 외교 전략에 큰 변화를 주진 않을 것으로 관측하면서도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중국에 더 우호적이었다는 점을 꼽았다. 하지만 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언론은 4일 전망했다. 이번 선거에서 미국 정치인들이 여야 가리지 않고 미국 경제 부진의 이유로 위안화 환율 문제 등을 거론했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 아시아담당 책임자 후정웨(胡正躍) 부장조리(차관보급)는 이날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 형식으로 북핵과 남중국해 문제 등과 관련, 직접 당사자 간 대화와 협력 원칙을 강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아시아에 대한 개입을 삼가라’는 메시지를 오바마 행정부에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 영향력을 견제해온 미국이 국내 문제에 치중할 가능성이 커져 이전보다 불리한 환경이 됐다고 일본 교도통신 등은 전했다.
유럽 역시 조지 W 부시 정권 시절보다 훨씬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오바마 정권의 패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독일의 공영방송 ZDF 등 유럽 언론은 티파티 같은 극우파의 등장에 강도 높게 우려를 표했다. 특히 러시아 하원의 세르게이 마르코프 의원도 이날 WSJ과의 인터뷰에서 “극우적인 성향의 정치세력이 이번 선거에서 부상했다”며 “문제는 공화당이 승리했다는 게 아니라 공화당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바마 대통령이 야심 차게 준비해온 정책들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며 “이로 인해 유럽과 미국의 정책 공조도 재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측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