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성 NCCK 총무-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라디오 프로그램 대담

입력 2010-11-04 18:24


“섬기고 낮아지고 사랑하는 것, 이것이 한국 기독교의 주류입니다.”



권오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봉은사 땅밟기’ 동영상이 한국교회의 공격적 선교방식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권 총무는 3일 저녁 CBS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기독교와 불교 간 갈등’을 주제로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과 대담했다.

이번 일에 대해 권 총무는 우선 “다문화사회 속에서 이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하며 자책과 함께 죄송함을 느꼈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나 명진 스님이 “타 종교에 대한 공격성이 한국 기독교 전체 흐름인 것 같다”고 말하자, 권 총무는 “개신교가 지닌 다양성의 일부이지 주류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권 총무는 “기독교 역사를 보면 어느 사회에 복음이 들어가든 지켜진 핵심이 있는데, 이는 배타적이거나 혹은 다른 사람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섬기고 낮은 자리에서 일하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독교 안에 전투적이고 근본주의적인 흐름이 강화된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것을 중심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명진 스님은 다시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 교리 자체가 배타적”이라고 주장했다. 권 총무는 “어떤 종교건 자기가 가진 진리의 배타성은 있다”며 “하나님을 통해서만 우리가 구원받는다는 기독교의 진리는 종교적 대화와는 별개로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신앙고백”이라고 맞섰다. 그는 “교리의 배타성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문제인데 다른 종교에 대해 공격적 개입과 같은 형태로 나타내느냐, 아니면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실천하느냐의 두 가지 길 중 대다수 기독교인이 선택하는 것은 후자”라고 설명했다.

권 총무는 “종교가 우리 사회에서 갈등의 당사자가 아니라 갈등의 치유자가 돼야 한다”며 “종교 지도자 간 지속적 대화 및 지역별로 구체적인 협력 작업을 찾아내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