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 테라피스트 김현주 집사 "전인적 치유센터를 꿈꿉니다"
입력 2010-11-04 16:31
[미션라이프] 인생에는 분수령이 있다. 어떤 계기로 인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되는 경우 말이다. 아로마 테라피스트 김현주(46·사진) 집사는 2년 전 우연히 교회를 찾아간 게 분수령이 됐다.
김 집사는 대기업 임원이던 아버지 밑에서 어려움이라는 건 모르고 자랐다. 적어도 결혼을 할 때까지는. 하지만 결혼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미움, 가난, 실패를 온몸으로 겪어야 했다. 그때마다 무당을 찾아갔지만 삶의 고단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10년 전 이혼 후엔 사업실패와 갑상선 암이 찾아오면서 삶의 의욕마저 희미해졌다. 졸지에 두 딸을 데리고 노숙자로 나앉아야 할 판이었다.
그때 그녀에게 마지막 희망처럼 떠오른 단상들이 있었다. 미션스쿨인 대광초등학교를 다닐 당시 설교를 접했던 것, 고 이중표 목사가 찾아와 자신을 전도했던 일 등이다. 극심한 역경 속에서 그 때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다가왔다. 교회에 나가면 길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교회를 가보기로 결심했다. 마침 딸이 골프를 공부하고 있었기에 체육인들이 많이 다닌다는 서울 성수동 할렐루야선교교회를 찾아갔다. 지난해 초였다.
교회는 작았지만 목사와의 성경공부는 그녀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스스로 합리화했던 정당성은 밑바닥부터 흔들렸다. 격한 말로 남편을 대했던 일, 지나치게 욕심에 사로잡혔던 일 등이 모두 자신 탓임을 알게 된 것. 김 집사는 “내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잘못을 저지른 걸 알고 고개를 들 수 없었다”며 “아직 회개가 뭔지 모르지만 내 마음과 삶이 180도 바뀐 것만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지금 서울 용산에서 테라피 센터와 유기농 화장품 수입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 사업치고는 괜찮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성경공부를 하면서 ‘하나님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지금은 새 꿈을 꾸고 있다. 서울 근교에 전인적 테라피 센터를 짓기 위해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 기존 센터와는 달리 센터 안에 아담한 예배당도 지어 몸과 마음의 위안과 함께 영혼의 치유도 돕겠다는 계획이다. 센터 수익금으로는 서울 성수동에 무료 급식소를 내겠다는 꿈도 꾸고 있다. 교회를 오고가며 유난히 이주 노동자가 많은 이곳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처절했던 삶의 경험을 통해 저에게 긍휼의 마음을 은사로 주신 것 같아요. 가난하고 심신이 피폐해진 사람들을 보듬고 치료하는 일을 통해 하나님을 더 가까이 만나고 싶습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