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북한인권 기도대성회

입력 2010-11-04 16:40


[미션라이프] “우리가 북한 주민에게 줄 수 있는 최대 복지는 인권입니다. 북한의 산과 들에는 아무것도 남은 게 없습니다. 동포가 굶주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침묵했습니다. 이 죄를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오 주여….”

3∼4일 서울 신당4동 신일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주최 ‘G20 정상회의 기념 북한 인권 기도대성회’에 참석한 목회자와 국회의원, 성도 등 5000여명은 동일한 마음이었다. 북한의 복음화, 북한 주민들의 양식 해결, 30만 탈북민의 안정, ‘북한인권법’ 및 ‘재중 탈북고아 지원 및 입양촉진법’ 제정 등의 필요성을 공감하며 뜨겁게 기도했다. 특히 초라한 몰골로 추위에 떨고 있는 재중 탈북 어린이들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본 뒤 참석자 모두가 가슴을 찢고 애통하는 기도를 쏟아냈다.

탈북민 출신 이성규(열방교회) 전도사가 “탈북여성이 두만강을 넘자마자 인신매매단에 붙잡혀 14번이나 팔려 다니는 등 갖은 고초를 겪다가 천신만고 끝에 탈주해 크리스천이 된 사례가 우리와 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모르는 척해야 하나요”며 반문하고 탈북민의 처참한 실상을 증언하자 장내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김양원 한기총 인권위원장은 이번 성회가 여야 정치권은 물론 한국교회가 북한 인권 증진과 식량 지원을 위해 하나 되는 단초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은 “교회는 인권의 저수지, 저항의 근거지가 돼야 한다”며 “여야 크리스천 의원들만이라도 힘을 합쳐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상수(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민주당) 대표도 영상 또는 지면 축사로 기도회에 힘을 보탰다.

이종윤(서울교회) 유만석(수원명성교회) 목사 등은 “진정한 인권 회복은 하나님의 말씀이 북한 땅에 자유롭게 전해지는 것”이라며 “북한이 하나님 중심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광선 한기총 대표회장도 “북한 주민들은 ‘강도 만난 사람들(눅 10:30)’과 같다. 북한의 실상을 알면서도 무관심하거나 방치하면 ‘외식하는 바리새인’이 된다”며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들로서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통곡의 기도와 함께 ‘북한인권법’ 및 ‘재중 탈북고아 지원 및 입양촉진법’ 제정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회 이틀째 열린 북한 인권 실상 세미나에서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김정일 이후 김정은의 정책은 체제 수호를 위해 더 강경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경제적 개혁 개방 없이 현 상태가 유지될 경우 우리 정부와의 마찰이 빈발해질 수 있어 한국 교회도 거시적·미시적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