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뒷심 달리는 인삼공사… “인삼 먹고 힘내!”

입력 2010-11-04 22:07

KT&G에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한 안양 인삼공사의 부진이 심각하다. 1라운드가 거의 끝난 상황에서 단 1승(7패)밖에 거두지 못하며 10개 팀 중 꼴찌를 달리고 있다.



인삼공사의 부진은 경기 후반 공수를 조율하는 베테랑이 없다는 데 큰 원인이 있다. 인삼공사는 경기 초반 상대와 대등하거나 오히려 앞서가다 3쿼터 들어 급격히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

3일 삼성전에서도 2쿼터까지는 34-34로 마쳤으나 3쿼터에서 삼성이 25득점을 뽑을 동안 단 8득점에 머물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시즌 첫 경기 모비스전뿐만 아니라 지난달 전주 KCC 및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 등에서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며 뒷심부족을 드러냈다.

이는 결국 경기를 효과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경험 있는 선수의 부재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성철(34)이 국가대표로 자리를 비운 후 1∼2년차 위주로 팀을 운영하다 보니 후반 들어 기복이 심해지며 자멸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삼공사는 10개 구단 사령탑 가운데 가장 젊은 이상범(41) 감독이 이끌고 올 시즌 신인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젊은 피’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젊은 선수들을 키워내 올 시즌뿐 아니라 미래도 대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겠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팀을 이끌어줄 베테랑의 부재가 이 같은 청사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인삼공사의 베테랑 부재는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서울 삼성과 인천 전자랜드와 비교된다. 삼성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이규섭, 이승준, 이정석 등 주전 선수 3명을 모두 내줬지만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선수가 차출됐지만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고참 선수인 강혁(34)이 가드로서 경기를 훌륭히 조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삼공사도 아직 희망이 있다. 아시안게임 후 김성철과 루키 박찬희(23)가 복귀하면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교체한 외국인 선수 앤서니 심슨(23·미국)의 활약 여부도 관심거리다.

한편 4일 전자랜드와 KCC의 경기는 전자랜드가 84대 82로 승리하며 공동 1위에 올랐다. 문태종이 24득점, 9리바운드, 3도움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허버트 힐(20득점), 서장훈(13득점), 신기성(12득점)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대구 오리온스와 울산 모비스의 경기는 글렌 맥거원(25득점, 7리바운드, 2 도움) 등의 활약으로 오리온스가 모비스를 106대 76으로 대파하며 단독 8위에 올랐다. 30점 차는 이번 시즌 최다 점수 차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