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프로야구 삼성 출신 3인의 ‘엇갈리는 운명’

입력 2010-11-04 17:38


임창용(야쿠르트·34) 배영수(삼성·29) 이승엽(요미우리·34). 이들은 삼성 라이온즈를 정상에 올린 뒤 일본 무대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원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3년간 일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입지를 굳히며 연봉 대박을 앞두고 있는 임창용. 그런 임창용을 롤모델 삼아 일본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배영수. 최근 부진을 곱씹고 명예회복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이승엽. 올해 한·일프로야구에 드리워진 이들의 희비쌍곡선을 그려본다.

◇터뜨리는 자=야쿠르트와의 3년 계약이 끝난 임창용은 대박 연봉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팀도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잔류를 원하는데다 ‘큰손’ 요미우리도 그를 잡기 위해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다. 올시즌 53경기에 나온 임창용은 1승 2패 35세이브로 구원부문 2위,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했다. 구위로만 따진다면 마무리 투수중 일본 최고다.

야쿠르트는 그를 잡기위해 3년간 12억엔(약 166억원)을 제시했다. 최초 보도된 3년간 9억엔(약 125억원)에서 며칠만에 몸값이 대폭 뛰었다. 요미우리가 3년간 16억엔(약 220억원)을 제시했다는 보도에 이어 나온 대폭 인상이다. 실제 요미우리는 거액 연봉자인 이승엽(6억5000만엔)과 크룬(3억엔) 등 외국인 선수를 방출해 자금력이 풍부하다. 마무리 크룬을 방출한 만큼 임창용에 대한 집착도 강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그는 아시아권 선수 가운데 스카우트 1순위다. 최소 연봉 600만달러(약 72억원)는 받을 수 있다는게 그쪽 얘기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4일 “임창용의 대리인인 박유현씨가 협상을 위해 3일 일본에 입국했다”고 보도해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음을 전했다.

◇내려오는 자=이승엽은 한 때 국내복귀설이 있었지만 “끝내더라도 일본에서 끝내겠다”는 각오다. 2008년부터 주전에서 밀려난 그는 올해 56경기에서 홈런5개, 11타점, 타율 0.163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내년에도 그의 장타력은 여전히 30홈런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승엽에게는 지명타자 제도를 실시하는 퍼시픽리그 소속 팀 이적이 유리하나 장타자가 절실한 센트럴리그의 요코하마가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몸값은 요미우리에서 받았던 금액의 90%가 삭감될 전망이다.



◇가려는 자=2006년 삼성 우승의 주역 배영수는 올 시즌 6승 8패 1세이브에 평균자책 4.74의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안정적인 삶보다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싶다”며 일본무대에 도전장을 냈다. 2007년 5승 7패 평균자책점 4.90의 성적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3년만에 잭팟을 터트린 임창용이 롤모델이다. 둘은 팔꿈치 수술후 재기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배영수는 포스트시즌에 예전의 구위를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신과 야쿠르트가 스카우트를 파견해 그를 면밀히 관찰해왔다. 젊은 10승 선발진 4명을 거느린 야쿠르트보다 한신쪽이 더 절실해 보인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