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 본 우리 고전소설 13편… ‘전(傳)을 범하다’
입력 2010-11-04 17:15
아비의 눈을 뜨게 하려고 열여섯 소녀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일은 과연 선(善)인가. ‘옛 소설에 매혹 당했다’는 이정원 경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권선징악’과 ‘충효열 사상’을 담은 13편의 우리 고전소설을 도발적인 시각으로 뒤집어 본다. 효의 이데올로기를 벗어버린다면 심청전이야말로 마을 사람들과 심 봉사가 공모한 잔혹한 살인 사건이 아니겠느냐는 식이다. 장화홍련전도 악독한 계모와 불쌍한 본처 자식의 구도가 아닌 가부장제의 폭압 속에서 살인을 방조한 아버지와 힘없는 후처의 구도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춘향전, 홍길동전 같은 유명 고전소설에서부터 김원전, 황재결송처럼 생경한 고전소설을 넘나든다. 기존 가치관을 뒤흔드는 논리가 흥미롭다(웅진지식하우스·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