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성 NCCK 총무 vs. 명진 봉은사 주지

입력 2010-11-04 14:22


“섬기고 낮아지고 사랑하는 것, 이것이 한국 기독교의 주류입니다.”

권오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봉은사 땅밟기’ 동영상이 한국교회의 배타적 선교방식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권 총무는 3일 저녁 CBS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기독교와 불교 간 갈등’을 주제로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과 대담했다(사진).

명진 스님이 “타종교에 대한 공격성이 한국 기독교 전체 흐름인 것 같다”고 말하자, 권 총무는 “개신교가 지닌 다양성의 일부이지 주류는 아니다”고 맞섰다. 권 총무는 “2000년 기독교 역사를 보면 노예제부터 최근의 공산주의까지 어느 사회든 기독교가 살아남은 복음의 핵심이 있는데, 이는 배타적이거나 혹은 다른 사람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섬기고 낮은 자리에서 일하고 사랑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독교 안에 전투적이고 근본주의적인 흐름이 강화되는 경향은 있지만 그것을 중심이라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명진 스님은 다시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 교리 자체가 배타적”이라고 주장했다. 권 총무는 “어떤 종교건 자기 종교가 가진 진리의 배타성은 있다”며 “하나님을 통해서만 우리가 구원 받는다는 기독교의 진리는 종교적 대화를 하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신앙 고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어떻게 한 사회에서 공존하고 협력할 수 있겠느냐는 그 다음 문제”라고 덧붙였다.

타종교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가 잘못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기독교와 불교 간 대화가 필요하고 종교가 갈등의 원인이 아닌 갈등의 치유자가 돼야 한다는 점도 두 사람 의견이 근접했다. 권 총무는 “우리가 포용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서로 지키면서 함께 노력하면 우리 사회가 종교적 힘을 통해 더 발전하고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항상 약자와 소외된 사람 편에 섰던 청년 예수의 정신이 한국 땅에서 살아가지고 많은 사람들을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길 바란다”고 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