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차기주자 오세훈·김문수… 한나라 중진회의 첫 참석 ‘기 싸움’
입력 2010-11-03 21:30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가 3일 복지정책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오 시장과 김 지사는 당 소속 지자체장이 중앙당 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개정된 당헌에 따라 이날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여권의 잠재적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들인 만큼 안상수 대표는 맞은편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도록 배려했다. 안 대표는 또 두 사람이 부각될 수 있도록 공개회의 때 다른 참석자들에게는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먼저 발언에 나선 오 시장은 서울시의 ‘그물망’ 복지정책을 설명하며 야당의 ‘보편적 복지론’에 대응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발언에 나선 김 지사는 외교와 대북 문제까지 거론하며 경기도 현안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다 옳은 이야기고 당이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공개 회의에서 ‘잠룡’들은 복지정책을 주제로 본격적인 토론을 벌였다. 복지가 차기 대선의 주요 이슈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었다. 정몽준 전 대표가 먼저 “우리 당도 필요에 따라 보편적 복지를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야당의 퍼주기식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복지를 해 왔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맞춤형 복지’를 소개했다. 그는 “아동, 청년, 노인의 복지가 다르다”며 “경기도는 현장 중심의 복지를 해 왔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안 대표가 “김 지사는 맞춤형·한국형 복지를, 오 시장은 서울형 복지를 말씀하셨다”고 하자 “서울형이 아니고 그물형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김 지사는 “시장이 1번”이라며 오 시장에게 발언 기회를 양보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몇 차례 말한 뒤 기자들이 일어서려 하자 오 시장은 다시 한번 서울시의 복지정책을 설명했고, 김 지사도 “나도 한마디만 더 하겠다”고 해 간담회는 20분가량 더 진행된 뒤 끝났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