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공화당 압승] 美 민주당 참패… 중간선거, 하원 여소야대
입력 2010-11-04 00:05
미국 공화당이 2일(현지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공화당은 435명 전원을 새로 선출하는 하원 선거에서 240석(미 동부시간 3일 오전 10시 30분 현재)을 확보해 과반(218석)을 넘김으로써 4년 만에 다수당을 탈환했다. 공화당은 하원에서 현 178석보다 60석 이상을 더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37명을 선출하는 상원(정원 100명)에서도 같은 시각 기준으로 6석을 더 늘려 최소 47석을 확보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최소 51석을 확보해 다수당 지위를 가까스로 유지했다.
50개주 중 37곳에서 실시된 주지사 선거에선 공화당이 민주당 주지사가 재직 중이던 지역 10곳 이상에서 승리를 거둬 전체적으로 민주당 15명, 공화당 27명, 무소속 1명 구도가 됐다. 7곳은 아직 접전 중이다.
민주당이 하원에서 소수당으로 전락하고, 상원에서도 의사진행을 강행할 수 있는 ‘슈퍼 60석’에 훨씬 모자라게 돼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의 하반기 국정운영은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공화당이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재임시절인 1938년 하원 중간선거에서 80석을 추가한 이후 72년 만에 가장 많은 의석을 순증시킨 것이며, 집권당으로선 최악의 참패이다.
차기 하원의장이 확실한 존 베이너 공화당 원내대표는 선거운동본부에서 가진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변화를 요구하는 메시지”라며 “공화당이 하원을 주도하면서 재정지출 축소를 통해 ‘작은 정부’를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국정운영 과정에서 양당 간 충돌이 예상된다. 공화당은 특히 건강보험 개혁 철회 시도 등 개혁 정책에 대해 강력 반대하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 작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보수성향 유권자단체인 ‘티파티(Tea Party)’의 지원을 받은 후보들이 많이 당선돼 공화당 내 주요 세력을 형성하게 됐다. 따라서 공화당은 재정 지출 등 주요 정책에서 좀 더 보수적이 될 거라는 예상이 나온다.
선거 결과가 대한(對韓)정책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지하는 공화당의 하원 장악은 FTA 의회 비준에 다소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정책도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