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G20 회견] “개도국 자립 부축… 금융안전망 진전된 해법 나올 것”

입력 2010-11-03 17:49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인 이명박 대통령은 3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의제와 이후 전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상세하게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 의제를 경상수지 적자 규모 등 환율 문제 해결을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 방안 등 세 부분으로 나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경상수지 문제와 관련, “지난달 경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환율 하나의 문제뿐만 아니라 경상수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자고 합의했다”며 “그 합의 정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유롭게 토론하면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중국 정부도 세계 경제를 균형되게 발전시키고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취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도 정상회의에서 긍정적으로 협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 회의 당시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나 적자 비율을 4%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안을 내놨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이 제안해 채택된 개발 의제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 특히 빈국과 개발도상국 문제가 주요 의제가 돼야 G20의 정당성과 정체성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개발 100대 행동계획’에 대해서는 “단순한 원조가 아니라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스스로 자생력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와 관련, “지금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에서 아주 나쁜 인상을 주고 있다. IMF 돈을 빌려 쓰면 나라가 망하려 한다는 인식을 준다. 그래서 위기 이후의 지원이 아니라, 위기 이전에 필요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위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합의했다”며 “정상회의에서는 더 진전된 내용이 논의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의 역할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지구상에 세계의 중요한 경제이슈를 다룰 수 있는 것은 G20밖에 없으며, G20을 대체할 만한 국제기구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의 새로운 질서, 새로운 협력에 대한 국제공조의 필요성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G20의 역할은 앞으로 갈수록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20 정상회의 안전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전날 예멘에서 발생한 한국석유공사 송유관 폭발 사건에 대해 “이 사건이 서울 G20 정상회의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 대한민국이 알카에다의 테러 대상국가도 아니고, 서울 정상회의는 세계 경제를 살리자는 회의이기 때문에 테러의 대상도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국내 반대세력에 대해선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G20의 역사적 의미와 (우리가)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인식해 시위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