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토렌스 목사가 본 한경직

입력 2010-11-03 16:51


[미션라이프] 전 세계 58개 국가 신학자가 한국에서 열린 ‘국제 화해·평화 컨퍼런스’에 참석한 것은 화해와 평화의 한 길을 걸은 한경직 목사의 삶이 세계 교계에 익히 알려진 덕분이다. 3일 오후 영락교회 50주년기념관 소예배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주요 강연자 및 참석자들이 한 목사의 삶과 신앙, 사역에서 어떤 점을 높이 평가하고 배우고자 하는지 들어봤다.

예일대 미로슬라브 볼프 예일대 신학대 교수는 “한 목사는 영적·심적·육체적인 측면을 함께 돌보는 사역을 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면서 “전도와 교육, 구제에 두루 힘썼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사역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귀한 영감을 주는 모델이라는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마이클 랩슬리 목사는 “한 목사님의 삶에 대해 알게 됐을 때 관심이 갔던 것은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었고, 병을 앓았고, 공산 정권에 핍박을 당하는 등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점이었다”면서 “그럼에도 그 분은 세상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대응했고, 타자를 모두 자기 자신으로 여기고 포용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희망과 영감을 준다”고 전했다.

이안 토랜스 프린스턴대 신학교 총장은 “나라가 아주 어려울 때 고아원과 양로원, 학교 등을 세우고 이웃과 북한에 쌀을 나누는 등 실제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사역한 점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세계개혁교회연합(WCRC) 세트리 니오미 총무는 “복음이 사람의 실제적인 상황에 들어가서 영향을 미치고 상황과 마음을 변화시킨다는 점에 대한 확신을 가졌던 점”을 높이 평가했다.

다만 다음 세대인 우리는 그 사역을 되풀이하는 데 그치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니오미 총무는 “한 목사가 한창 사역하던 시기는 냉전 시대였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 면에서 상황이 다르다”면서 “한 목사가 자신에게 했던, ‘지금 꼭 필요한 사역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지금 우리도 스스로에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랜스 총무도 “북한 선교의 예를 들면 한동안은 식량 전달이 유일하고 시급한 일이었다면 이제는 북한 사람들이 보다 자유와 정보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북한 사람들의 교육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황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