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쪼들린 직장인 “사채라도…”

입력 2010-11-03 18:11


올해 들어 생활비가 쪼들리자 대부업체에서 40%대 고금리로 돈을 빌려다 쓰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어났다.

금융위원회와 행정안전부는 지난 6월 전국 등록 대부업체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거래자 수가 189만3000여명으로 지난해 12월 말(167만4000여명)보다 13.1% 늘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났던 2008년 9월 말 130만7000여명보다 45%나 증가한 것이다.

대출금액도 6월 말 현재 6조815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5.3%, 2008년 9월에 비해서는 21.5% 각각 늘어났다.

특히 신규 대출금 가운데 회사원의 대출비중이 절반을 훨씬 넘는 57.5%를 차지했다. 자영업자는 20.9%, 기타 10.2%, 학생·주부 8.7%, 공무원 2.7% 순이다.

대출용도 가운데 생활비 충당이 43.6%로 지난해 말 33.5%보다 11.1% 포인트 증가했다.

고승범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고용시장 부진으로 소득창출 기회가 적어 쓸 수 있는 생활비가 줄어든 데다 제도권 금융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돈 빌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9월 말 현재 399만9615원이었으나 올 6월 말 현재 391만5987원으로 줄어들었다.

더욱이 정부가 올 들어 각종 햇살론 미소금융 등 각종 서민대출 상품을 내놓았는데도 불구하고 고금리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서민이 늘어난 것은 정부의 서민금융 대책에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감소 추세였던 대부업체도 서민자금 수요가 늘자 지난해 말 1만4783곳에서 올 6월 1만5380곳으로 4% 늘었다.

자산 100억원 이상 대형 대부업체 85곳의 대출금(5조9000억원)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84.9%에서 86.9%로 늘었다. 대형업체의 영업 확대는 신용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6월 말 연 42.3%로 1.1% 포인트 상승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