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30분이면 도착 11개국 17개 도시 연결
입력 2010-11-03 18:26
도심공항을 육성하기 위한 한국과 일본, 중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저마다 도심 접근성을 앞세우고 근거리 국제공항으로 탈바꿈하려는 ‘변신’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일본 도쿄 도심에서 16㎞ 떨어진 하네다 신공항. 국제선 신청사 여객터미널 3층에 들어서자 인파로 북적였다. 일본공항빌딩 소속 미야우치 국장은 “출국을 앞둔 승객들도 있지만 신청사를 구경하기 위해 견학 온 학생들과 나들이 시민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국제선 신청사를 개장한 하네다 공항의 국제선 여객터미널은 연면적 15만4000㎡에 지상 5층 규모로 연간 30만여회의 운항 처리능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 1일부터는 기존 4개 노선(서울, 베이징, 상하이, 홍콩)에서 유럽과 미국, 동남아시아 등 11개국 17개 도시를 잇는 노선이 개설됐다. 특히 도쿄 도심에서 하네다 공항까지 지하철로 30분밖에 걸리지 않아 시내 접근성이 뛰어나다. 공항 관계자는 “국제선 청사에 위치한 지하철역 출구에서 3층 출국장 체크인 카운터까지 불과 100m밖에 되지 않아 고객들에게 도심공항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청사 4·5층에 위치한 상업시설도 눈길을 끌었다. 4층에는 17세기 일본 애도시대의 거리 풍경을 되살려 놓은 쇼핑·레저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점심시간이 지났는 데도 일본 전통식당 앞에는 20명 넘게 줄을 서 있고, 일본의 전통 수제 문구점인 ‘이토야’ 체인점에도 방문객들로 붐볐다. 일본공항빌딩 요이치 히라이 홍보부장은 “항공 승객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즐길 수 있도록 배치한 여가·문화시설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면서 “승객을 제외하고 평일에는 4만여명, 주말에는 최대 7만여명이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네다 공항의 변신은 김포공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고속철도(KTX)의 개통 등에 따른 국내선 수요 감소에 대비해 국제선 경쟁은 필수적이다.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인천공항의 동북아시아 허브 기능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김포공항을 비즈니스 중심의 단거리 도심국제공항으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의 도심공항인 홍차오 공항이 활주로 및 여객청사 신설을 통해 국제선 운항을 확대하면서 김포공항의 노선 및 항공수요 확보는 더욱 시급해진 상태다. 국토해양부 김광재 항공정책실장은 “이른 시일 내에 일본과 항공회담을 열어 김포와 하네다 공항의 슬롯(이착륙이 가능한 시간대)을 최대한 확보해 운항편수를 최대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글·사진 박재찬 기자 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