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 G20 회의, 한국의 品格 보여주자
입력 2010-11-03 17:44
우리나라가 의장국을 맡은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한 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G20 정상회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기존의 선진 7개국(G7)에 한국을 비롯한 신흥 12개국과 유럽연합(EU) 의장국을 더하여 탄생한 글로벌 경제협의기구다.
G20은 당초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선진·신흥국 간의 국제협력 차원에서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로 시작됐고 금융위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정상회의가 열렸다. 2008년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첫 정상회의가 열린 데 이어 서울은 다섯 번째다. 무엇보다 신흥국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가 한국의 글로벌 위상을 인정했다는 증거인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일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이번 서울 G20 회의의 4대 의제로 환율,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 개혁,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의 개발을 제시했다.
지금 세계는 서울 G20 회의를 크게 주목하고 있다. 앞서 열린 네 번의 정상회의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와 더불어 그 해법을 조율하는 과정이었다면 서울 G20 회의는 지금까지 논의했던 문제들에 대한 최소한의 결론, 이른바 1단계 논의를 마무리 짓는 회의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환율문제는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데 합의했고 IMF 개혁안도 최종 조율을 마쳤다. 글로벌 금융안전망에 관해서도 세부조율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개발 의제와 관련해서는 어제 이 대통령이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것처럼 개도국들의 성장잠재력을 키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100대 행동계획’이 추가될 전망이다.
그만큼 서울 G20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서울 G20 회의가 명실공히 성공을 이루자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 일부 노조들의 강성 시위 계획이 알려지는가 하면 지나친 교통통제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나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서울 G20 회의의 성공은 다음 G20 회의 성공의 발판이 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한국의 품격을 높여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