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흉작에 수매가도 하락 ‘우울한 農心’… 道 “운영자금 지원 검토”

입력 2010-11-03 17:31

잦은 비와 이상저온 현상에 따른 쌀 작황부진과 수매가 하락으로 수확의 기쁨을 맛봐야 할 강원도내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3일 강원도와 미곡종합처리장(RPC)에 따르면 올해 도내 쌀 생산량은 17만6193t으로 지난해 20만9223t보다 15.8%(3만3030t)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량 감소에 따라 원주 문막농협은 올해 수매량을 지난해보다 22.6%(1640t) 감소한 5600t으로 정했다. 양구농협은 전년보다 16.6%(1000t) 줄어든 5000t을, 춘천 신북농협은 16.0%(155t) 적은 810t을 수매한다.

수매가 하락도 농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도내 최대 곡창지대인 철원 동송농협은 일반벼 1등급 기준 40㎏ 1가마 수매가를 지난해 6만1200원보다 11.8%(7200원) 낮은 5만4000원으로 확정했다. 갈말농협도 지난해 6만400원보다 11.6%(7000원) 하락한 5만3400원으로 결정했다. 춘천 신북농협은 11.1%(5000원) 감소한 4만원으로, 원주 문막농협은 전년보다 4.0%(2000원) 떨어진 4만7400원으로 책정했다.

강원농협 관계자는 “작황이 좋지 않았던 데다 경제성을 이유로 수확을 기피하는 농민들도 생겨나 실제 수확량은 3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타 시·도에서 수매가가 너무 낮게 책정돼 도내에서도 수매가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상악화로 품질이 크게 떨어지면서 등급하락에 따른 농가 수입 감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확한 벼에 쭉정이가 많아지면서 쌀 도정률은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떨어진 70%선에 그치고 있다. 쌀알이 깨져 발생하는 싸라기 비율도 평년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북읍 8600㎡ 논에 벼농사를 짓는 신모(55)씨는 “수확한 쌀의 품질이 좋지 않아 2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쭉정이도 너무 많아 올해 소득은 지난해 700만원의 절반도 안 되는 300만원 정도에 머물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도 관계자는 “잦은 비에 따른 일조시간 감소와 이상 저온현상으로 벼 수확량과 품질이 크게 떨어졌다”며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농가운영자금 지원을 검토하는 등 쌀값 동향을 주시하며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춘천=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