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선교문화원 포럼, 교세확장·가치관 전파 의도된 선교는 본질 왜곡

입력 2010-11-03 20:28

교단이나 선교기관 지도자, 교회 담임목사 등 선교사 파송 주체부터 선교지 상황과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기영(나사렛대) 교수는 3일 충남 천안 백석대에서 열린 백석선교문화원 포럼에서 “선교비를 보내는 한국교회의 교세 확장이나 가치 전파만 추구하는 것은 선교의 또 다른 왜곡”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홍 교수는 “선교사들 또한 자신의 문화와 선교지 문화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현지 사회구조와 세계관에 기초한 기독교 신앙과 관습을 전하는 토착화(상황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선교지 교회가 진정 토착화되지 않으면 명목상 교인들을 양상하고 종교혼합주의에 물들게 한다”고 경고하고 하나님 나라 확장은 한국을 포함한 서구 교회의 모방(그림자)이 아니라고 했다. 이는 선교지 토착민들이 하나님 말씀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그들의 삶에 적용,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복음의 토착화, 교회의 상황화를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홍 교수는 교단 및 신학대학원(선교대학원)에서 지역연구, 비교종교학, 문화인류학, 선교지 교회개척과 사역, 선교학 세미나 등 보다 다양한 커리큘럼을 개설, 목회자(후보생)들에게 균형감각을 심어주는 것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장훈태(백석대) 교수는 “선교하지 않는 교회는 이미 교회이기를 포기한 것”이라며 “모든 크리스천은 세계를 바라보며 선교사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이를 위해 전 교인 선교자원화, 젊은이들을 위한 장단기선교사 운동 및 선교교육, 이슬람권 등 타문화 선교에 대한 철저한 준비, 계획 수립 및 실천 등이 요청된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한국교회 내 전도, 제자훈련, 지도자훈련 등의 프로그램을 선교지에 맞는 버전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싱크탱크를 설립, 활성화하고 세계교회와의 전방위적인 연대를 가능케 할 미래 선교리더십을 조직적으로 양성해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두 교수는 “서구 신학이 우주의 보편적인 신학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현지 중심의 신학을 재정립할 뿐 아니라 최고 엘리트를 선교사로 양성, 선교지 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며 사회와 문화 변혁까지 견인해나가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