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활의교회 아담 해밀턴 목사, '균형목회란 이런 것'

입력 2010-11-03 13:45


[미션라이프] 1990년에 창립한 미국 부활의교회(아담 해밀턴 목사)는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교회 중 하나다. 출석 성도 1만여명에 매주 100여명이 새로 등록한다. 인터넷을 통해 예배에 참석하는 인원도 매주 1300명에 이른다. 반면 부활의교회가 소속된 연합감리교회(UMC)는 급격한 하락세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 한 해만 5만5000여명이 줄었다. 최근 인천 주안감리교회(한상호 목사) 창립 85주년 기념 리더십 콘퍼런스에 주강사로 참석한 아담 해밀턴(46) 목사가 국내 목회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역시 “어떻게 그렇게 빨리 교회를 성장시킬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콘퍼런스에서 만난 해밀턴 목사는 “내가 교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스로에게 던졌던 세 가지 질문이 있다”며 “아마 다른 목회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것은 ‘사람들은 왜 그리스도가 필요한가, 사람들은 왜 교회가 필요한가, 사람들은 왜 이 교회가 필요한가’이다.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자 부활의교회 그림이 그려졌다. 아예 교회에 다니지 않거나 이름뿐인 크리스천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것, UMC의 부흥을 이끄는 것, 이렇게 세 가지로 교회의 목적이 정리된 것이다.

부활의교회가 자리한 캔사스주 리우드 지역은 지식층이 몰려 있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의 70%가 명목상의 크리스천임을 발견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목회의 방향은 이들에게 복음을 다시 제시하고, 변화시키는 데 맞춰졌다. 1년에 두 차례 각각 6주 동안 ‘고통’ ‘고난’ ‘과학과 기독교’ 등을 주제로 시리즈 설교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회 예산의 20%는 지역사회를 위해 쓴다. 수천명의 교인들이 개인교사가 되어 학교도 지어주고, 가난한 학생들을 가르친다. 주말엔 도시락 수천개를 만들어 빈민지역 학생들을 찾는다. 부활의교회 교인이 되는 조건 중 하나가 ‘가난한 자를 돕는 것’이다. 교인들은 인종차별, 환경오염, 경제정의 같은 팀을 결성해 자체적으로 지역문제 해결에 나선다.

UMC 교단을 위해서는 매년 6~7곳의 연회를 다니며 세미나를 인도한다. 지금까지 8000여명의 UNC 소속 목회자들에게 자신의 목회 노하우를 소개했다. 미래 목회 지도자 양육을 위한 젊은 목회자 네트워크도 운영하고 있다. 각 연회 감독의 추천을 받은 35세 이하 목회자 50명을 1년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이처럼 교회성장과 사회정의의 균형 때문에 해밀턴 목사는 얼마 전 ‘종교와 윤리’지로부터 ‘이 시대 주목해야 할 10대 종교지도자’에 뽑히기도 했다. 그를 초청한 한상호 목사는 “금년 초 안식년 기간에 부활의교회를 찾아갔는데 균형잡힌 교회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비록 젊은 목사지만 목회의 본질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활의교회 성장 비결을 모든 교회에 적용할 수는 없다. 50년 이상 된 교회의 경우 전통이나 체질상 변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해밀턴 목사는 “교회의 목적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는 것이어야만 한다”며 15년 전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당시 교회에서 청소년 사역을 맡고 있던 그는 밤늦은 시간 바에서 동료 목사와 사역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가 입고 있던 교회 티셔츠를 본 여종업원이 “나 같은 사람도 그 교회 갈 수 있냐”고 물어왔다. 해밀턴 목사는 “우리 교회는 처음부터 당신 같은 사람을 위해 시작했다”고 말하자 그녀가 다시 “난 이혼도 했고, 무당을 믿어왔다. 나 같은 사람도 그 교회를 갈 수 있느냐”고 재차 물었다. 해밀턴 목사는 “물론”이라고 말해줬다. 다음 주일, 그 여종업원은 예배에 참석했다. 두 달 뒤엔 아예 큼지막한 가방을 메고와서 해밀턴 목사에게 내밀었다. 무당과 관련된 온갖 물품과 책을 처분하고 세례를 받고싶다는 것이었다. 세례를 베풀었음은 물론이다. 지난 10월 17일 주일설교에서 해밀턴 목사는 교인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줬다. “우리 교회는 술집 종업원, 이혼하고 무당을 믿는 사람을 섬길 수 있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나는 이 교회를 섬길 이유가 없다.”

부자와 가난한 자가 조화롭게 부활의교회에서 신앙을 키워가는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개척 당시 부활의교회는 장례식장을 개조한 곳이었다. “슬픔과 죽음이 있는 곳에 희망과 부활을 심어주기 위해 부활의교회로 했다”는 게 해밀턴 목사의 설명이다.

교회가 비난에 직면하거나 아예 교회를 떠나는 국내외 상황과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회는 하나님의 아이디어지 우리의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서로 기도해주고 서로 책임져주기 위해 교회라는 공동체를 필요로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힘든 시기일수록 교회의 존재는 더 부각돼야 합니다.”

해밀턴 목사의 목회 이야기는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출판한 ‘장벽을 넘어 인도하라’ ‘말씀을 해방시켜라’에도 상세히 소개돼 있다.

인천=글·사진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