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격분 "증권가 찌라시 읽은 듯 이번엔 각오해얄 할 것"
입력 2010-11-03 01:35
청와대는 2일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김윤옥 여사 관련 발언과 관련,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세 가지 이유다. 강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 ‘모두 소설’이라는 게 하나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강 의원이 여의도 ‘찌라시(증권가에 돌고 있는 정보출처가 불분명한 정보지)’를 그대로 의정단상에서 읽은 것 같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청와대는 전날 강 의원이 제기했던 각종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 자체가 없다”고 전면 부인한 바 있다. 그만큼 사실관계에 자신 있다는 얘기다.
다른 하나는 이후 예상되는 민주당의 ‘아니면 말고’ 식의 정치공세의 기를 꺾어놓겠다는 의도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주당은 그동안 근거 없는 정치공세를 계속해왔다”며 “지금까지는 넘어갔지만, 이번만큼은 책임을 묻겠다는 기류”라고 전했다. 정진석 정무수석이 “민주당도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그동안 ‘러시아 순방 의혹’ ‘한반도 평화 훼방꾼’ 주장 등을 계속했고, 그때마다 청와대는 부글부글 끓었다. 게다가 아무런 근거 없이 영부인인 김 여사를 공격한 것은 정치의 금도를 넘었다는 인식도 강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분노’도 작용한 듯하다. 이 대통령은 전날 강 의원의 발언을 보고받은 뒤 진노한 데 이어 이날 이례적으로 국무회의 석상에서 국회의원 발언의 책임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군사독재 시절에는 정치적 탄압으로 발언을 자유롭게 할 수 없어 보호를 받기 위해 부득이하게 국회에서 발언을 해야 했지만, 민주화된 지금은 그런 식으로 하면 국민에게 큰 피해만 줄 뿐”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하고 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