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꾹 다문 강기정,輿 공세에 대응 안해

입력 2010-11-03 01:33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2일 말을 아꼈다. “일단 검찰의 수사 여부 등을 지켜보겠다”고 밝혔지만,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김윤옥 여사를 겨냥해 의혹을 제기한 배경이나 근거, 추가 의혹 제기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침묵했다. 강 의원 측은 “대정부질문에서 한 발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며 더 이상의 말을 삼갔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개의된 본회의에 참석했다. 점심은 보좌진과 함께했다. 본회의가 끝난 오후 5시30분 정도까지 본회의장 좌석을 줄곧 지켰다. 한나라당이나 청와대 등의 공격에 대해 추가적인 공개 발언이나 대외적인 행동은 없었다. ‘책임을 지게 만들겠다’며 압박하는 여권의 공세에 직접적인 대응은 피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당 지도부와 동료 의원들이 당분간 발언을 자제하라고 요청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내부에선 강 의원이 정치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재선의원은 “로열패밀리를 건드렸으니, 어떤 식이든 보복이 따를 것”이라고 걱정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백에 하나라도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했다”고 말했다. 금기를 건드렸다는 의견도 있다. 한 당직자는 “한나라당 의원이 정확한 물증 없이 이희호 여사나 권양숙 여사를 건드렸다고 거꾸로 생각하면 얼마나 신중을 기했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에서 1000여만원을 받아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강 의원이 사법처리될 경우 정치 보복임을 주장하기 위해 사전포석용으로 발언을 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